400년간 모은 생활 문서 자료 화제
메릴랜드 에모리가 농장 저택서 발견
메릴랜드의 한 대농장주 가문에서 400년 간 모아온 각종 일상생활 문서 자료 뭉치가 우연히 발견돼 역사학자들의 관심을 모으고있다.
1660년대에 메릴랜드 주에 자리잡은 에모리 가문의 농장 저택 다락방에서 발견된 이 자료들은 17세기 중반부터 2차대전 때까지 4세기에 걸쳐 이뤄진 미국의 한 대농장 가족의 생활사를 간직하고있다.
각종 상자와 나무통,복숭아 바구니 등에 뭉치로 보관된 이 자료들은 에모리가가 몇대에 걸쳐 쌓아놓은 집안의 편지들과 지도,영수증과 회계 자료,그 옛날 정치 벽보 등 일상 생활과 관련된 물건들이 대부분이다.
자료를 조사 중인 워싱턴 대학 역사학 교수 애덤 굿하트는 “이것좀 보라”며 “검둥이 여자,사라.약 27세,25달러”라고 쓰인 19세기 작성 목록을 보여준다.
그는 이 집안 사람들이 대대로 종이 한장 버리지 않고 모두 모아둔 것 같다고 혀를 내둘렀다.
1801년 발렌타이데이에 발신된 편지에는 머리카락 한움큼도 들어있다. 1830년대에 작성된 연애시가 있는가 하면 노예와 작물을 사고 판 거래 기록들도 보인다.
이 자료들 중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남북전쟁 당시 한 가족이면서도 남군과 북군으로 갈라져 싸웠던 아픈 집안 내력을 담은 편지들이다.
내전의 비극을 증언하는 이 편지들은 한 가족들이 서로 총을 맞겨누게 된 당시의 정황과 당사자들의 심정을 소상하게 담고있다.
당시 에모리가가 자리잡았던 메릴랜드주 체사피크만의 동부 연안 일대는 노예제를 옹호하는 남쪽의 대농장 경제체제와 노예제 폐지를 요구하는 북쪽의 산업 경제가 만나는 접점이었다.
당시 북측의 연방군 대령이었던 에모리가의 윌리엄 H.에모리는 전쟁이 발발하자 사직서를 냈으나 곧 마음을 고쳐먹고 북군을 위해 싸웠지만 두 아들 중 한명은 북군,다른 한명은 남군에 가담했다.
에모리가는 그때의 편지와 군복뿐 아니라 마틴 반 버렌 당시 대통령을 비난하는 정치 벽보 등 관련된 것들을 모두 버리지 않았다.
이들 자료들을 영구 소장하게 될 메릴랜드주 문서보관소의 에드워드 파펜퓨즈 소장은 이 문서와 각종 물건들을 통해 “미국을 폭넓게 알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에 발견된 자료들 중에는 그동안 미국 역사학자들이 그다지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던 노예 임대 관련 기록들도 있다.
에모리가는 노예들을 이웃은 물론 멀리 떨어진 남부 지방의 농장에 까지 빌려주는 거래를 했던 것이다.
파펜퓨즈 소장은 노예를 빌려주는 관행에 대해 “그동안 학자들이 관심을 제대로 기울이지 못했다”면서 이 기록들은 “집안의 동산으로 간주됐던 노예들의 생활상을 재구성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 에모리가 사람들은 이제 사냥철에나 가끔 들르는 농장 저택의 잊혀진 꼭대기 다락방에서 나온 자료에서 역사학자들이 무엇을 발견하게 될지 궁금해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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