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홀뚜껑, 가로등 구리선, 에어컨 실외기 내 동파이프, 각종 차량의 머플러…
이들의 공통점은 과연 무엇일까?
최근 1년 사이 발생한 각종 도난사건에서 절도범들이 가장 선호한 도난물품들이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생계형’ 절도사건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요즘 들어서는 대규모 인명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도로변의 맨홀뚜껑까지 훔쳐 달아나는 이들이 급증하고 있는 등 절도범죄 형태가 점차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특히 구리와 철재 원자재로 만들어진 제품들에 대한 도난사례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경기 침체로 수입원이 줄어든 이들이 올 초부터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 동 가격이 급등하게 되자 주로 철물 등 돈 되는 원자재를 무자기로 훔치기 시작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인 김 모씨는 최근 에어컨 수리비로 3천 달러 이상을 지불했다. 일주일전 누군가 자신의 업소건물 외벽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에 붙어있는 동파이프 부분을 톱으로 절단해갔기 때문이다. 도둑은 30cm 정도 길이의 동파이프를 훔쳐가기 위해 방충망을 뜯고 열쇠장치를 부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 바람에 에어컨에 들어가는 프리온 개스가 모두 방출되고 주변 시설이 훼손되는 등 피해가 커졌다.
김모씨는 “동파이프를 훔쳐간다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잠금 장치를 설치하고 펜스까지 쳐보았지만 효과가 없었다”면서 “요즘처럼 경기가 어려운 때에 수천달러를 지출하기가 어려웠지만 여름 무더위를 이길 방법이 없어 에어컨을 수리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인 김 모씨도 같은 피해를 입었다. 주유소를 운영중인 김씨는 에어컨을 수리하려고 덮개를 오픈 해 놓은 상태에서 동파이프 부분만 도둑을 당했다. 김씨는 “직접 에어컨을 수리해 돈을 아끼려다 수천달러를 날리게 됐다’면서 “일반인들은 관심이 없을 줄 알고 에어컨 덮개를 열어놓은 것이 실수였다”고 말했다.
한편 한인타운 주변에서는 자동차 머플러 도난사건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 7월 중에는 귀넷카운티 지역에서 제법 큰 규모의 차 딜러샵을 운영하던 A모씨가 팔려고 주차해놓은 10여대의 차량 부품들을 도난 당하는 피해를 입었다.
범인들이 하나에 100~200달러에 불법거래 되고 있는 머플러를 구성하고 있는 카탈리틱 컨버터를 포함한 주요파트 3가지를 하룻밤 새 무려 11대의 차량에서 전기 톱 등으로 절단해 훔쳐 달아난 것이다.
B차량정비회사 대표인 K모씨는“차량부품 절도피해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닌 경기가 심하게 안 좋았던 2년 전쯤부터 꾸준하게 발생하고 있는 절도범죄유형 같다”면서 “피해규모가 생각 밖으로 큰 것을 감안, 한인들이 특별 주의가 요구된다”고 당부했다.
이밖에 최근 들어 한인식당들이 음식값을 지불하지 않고 달아나는‘얌체손님’들의 증가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게 식당들이 가장 바쁜 시간대인 오후 6시 이후에 식당에 들려 이것저것 여러 가지 수의 음식을 시켜먹은 후 계산대에서 일하는 직원이 한눈을 파는 사이 서둘러 도망가는 유형이 가장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7일 둘루스에 있는 곰샤브샤브(대표 김태승)에서 일하던 종업원 이모씨는 참 황당한 일을 겪었다.
오후 6시께 식당을 찾은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한인 남자가 아내로 보이는 30대 중반의 여자와 함께 샤브사브 기본메뉴에 2~3개 사이드, 그리고 복분자 1병과 맥주 등 60달러 상당을 음식을 시켜먹고 결국 달아난 것이다.
이모씨는 너무 자연스럽고 멀쩡하게 생긴 고객이어서 특별히 의심을 갖지 못했다”며“확인해보니 다른 한인 운영의 식당들도 얌체손님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들었다”면서 “경기침체로 마음도 무거운 상황인데 이 같은 일이 발생하니 더더욱 기가 막힐 노릇”이라고 덧붙였다.
<김선엽기자, 황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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