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에게 물려받은 유연성과 폐활량’
’마린보이’ 박태환(19.단국대)의 ‘명품 영법’은 이미 소문나 있다.
서양 선수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올림픽 자유형에서 체격조건, 힘이 한참 달리는데도 박태환이 10일 오전 중국 베이징 국가아쿠아틱센터에서 자유형 400m 금메달을 차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이 명품 영법이다.
일단 천부적으로 수영선수의 몸을 타고났다. 군더더기가 하나도 없이 물을 잘 타고 넘어가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유연성과 장거리 수영에 유리하도록 보통 사람의 2배 가까이 되는 어마어마한 폐활량이 바로 그것이다.
물의 저항을 최소화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박태환을 보고 수영 지도자들은 참 예쁘게 헤엄을 친다라고 감탄사를 내지른다. 이 유연성은 젊었을 적 무용을 했던 어머니 유성미(51)씨에게 물려받았다.
항상 호흡의 압박을 받는 수영에서 장거리를 주종목으로 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폐활량이다. 보통 사람이 3천∼4천㏄ 가량이라면 박태환의 폐활량은 7천㏄나 된다. 바로 색소폰 주자였던 아버지 박인호(58)씨의 영향을 받았다.
폐활량이 크고 몸이 비지방성이다보니 몸이 물에 뜨는 부력(浮力)도 다른 선수에 비해 훨씬 낫다. 물 위에 더 많이 뜨니 자연스럽게 저항을 덜 받게 되고 빠르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여기에 어렸을 때부터 노민상 수영대표팀 총감독에게 배우면서 터득한 영법은 박태환을 세계 정상에 올려놓았다.
몸의 중심을 가슴에 두면서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모두 호흡하고 좌우 팔, 다리의 힘의 세기가 거의 똑같다.
발차기의 리듬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장거리 수영 선수에게 있어 발은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할 뿐이지만 박태환은 스트로크를 하면서 발차기를 2회, 4회, 6회로 자연스럽게 바꿀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초반에는 2회 발차기로 페이스를 유지하는 박태환은 막판에는 발차기 횟수를 6회로 늘리며 발로 추진력을 얻는다.
물론 단점도 있다. 허리가 약해 턴 이후 급속한 추진력을 얻을 수 있는 돌핀킥이 약하다. 이를 위해 박태환은 허리 근육을 강화하는 웨이트트레이닝을 꾸준히 해왔지만 세계 최정상급 선수와 비교해서는 아직 모자란 것이 사실이다.
또 턴 이후 잠영 거리도 최정상 선수들에 비해 짧다. 잠영은 물 위에서 헤엄치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나아간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일본의 스즈키 다이치는 배영 100m에서 스타트 이후 35m 이상을 잠영으로 나아가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이후 국제수영연맹(FINA)은 잠영 거리를 15m로 제한했다.
마이클 펠프스가 제한 길이인 15m 가까이 잠영으로 빠르게 빠져나오는 반면 박태환은 길어야 10m다. 천식은 거의 치료했지만 비염이 남아 있어 그 이상 잠영으로 나아가기 힘들다.
(베이징=연합뉴스)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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