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경전문 양원섭씨, 골프장 매입해 이국적 예식장 탈바꿈
‘진짜꿈’은 최고 한국정원 만드는 것…한국정부 지원 원해
전나무가 판치는 북구 풍의 서북미에서 야자수 숲을 배경으로 결혼식을 올릴 수 있다.
포트 오차드의 롱 레이크 인근에 자리한 양원섭(59)씨의 ‘야자수 가든 예식장’은 천편일률적인 교회 결혼식을 벗어나고 싶어하는 신세대 예비부부 사이에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야자수가 담처럼 둘러서 있고 형형색색의 꽃이 만발해 하와이 등 남국의 풍치를 뽐낸다. 비에 대비해 대형 텐트를 설치할 수 있고 2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리셉션장도 갖추고 있다. 케이터링 서비스도 준비돼 있다.
일명‘팜가든(Palm Garden)’으로 불리는 이 예식장은 지난해 정식 개장했다. 양씨가 원래 18홀 골프장이었던 92에이커 부지를 매입해 3년여동안 야자수와 온갖 꽃을 심고 잔디를 정성스럽게 가꿔 문을 열었다.
양씨는 “문을 열자마자 입소문이 퍼져 지난해에만 35쌍이 이곳에서 결혼식을 올렸다”며 “성수기인 올 여름 토요일은 1년 전에 예약이 완료됐다”고 귀띔했다. 양씨는 주변에 1~2개의 야외 예식장을 더 개장할 계획이다.
하지만 양씨의‘진짜 꿈’은 야외 예식장이 아니다. 일본식 정원이 판을 치는 미국 땅에서 캐나다 밴쿠버섬에 있는‘부차트 가든’보다 크고 아름다운 ‘한국정원’을 만드는 것이다.
한국에서 원예를 전공한 후 78년 이민, 긱 하버에서‘양스 묘목원’을 운영하며 원예 및 조경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양씨는 이 같은 꿈을 실현하기 위해 땅을 물색하던 중 2003년 골프장이 폐업하자 온 재산을 털어 구입했다.
부인 양채순(53)씨와 함께 시간이 나는 대로 불도저로 땅을 파고 일구면서 대나무, 벗꽃, 개나리, 진달래, 목련 등을 옮겨 심으며 한국정원 가꾸기에 나섰다. 현재 이곳에는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대나무 숲과 벗꽃 길이 조성돼 봄철엔 한국의 정취가 물씬 풍긴다.
양씨는 막대한 공사비를 감당할 수 없어 클럽하우스 건물을 리셉션 장으로 리모델링 해 야외예식장을 열었다. 그렇지만 예식장과 양스 묘목원의 수입만으로는 공사비에 턱없이 부족한데다, 혼자 힘으로는 한국정원을 언제 완공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그래서 양씨는 뜻을 같이 하는 파트너나 한국정부, 한인사회단체의 도움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양씨는 “92에이커 부지 가운데 가능하면 40여 에이커에 한국 전통건물을 짓고, 한국의 나무와 식물, 꽃, 연못 등을 만들어 미국 속의 한국을 만들고 싶다”며 “한국정부나 한인기관, 파트너가 원하면 땅의 지분도 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예식장에 대한 정보는 웹사이트(www.yangsgardens.com)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한국 정원에 대한 문의는 전화(253-306-5196)로 하면 된다.
황양준기자 june66@koreatimes.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