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당 대진표 공식 확정..본격 레이스 시작
4차례 정.부통령 토론 대선판세 좌우 예상
(워싱턴=연합뉴스) 고승일 김재홍 특파원 = 미국의 제44대 대통령을 선출하는 대선이 4일(미국시간)로 꼭 2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마침 이날 공화당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당의 대선후보 지명을 수락함에 따라 민주, 공화당의 공식 대진표가 완성됐다. 이제부터 백악관 입성을 위한 본격적인 레이스가 시작된 셈이다.
현재 판세는 민주당 버락 오바마 후보가 여론조사 상으로 5% 안팎의 우위를 지켜가고 있는 가운데 매케인 후보가 맹추격전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하지만 공화당 전당대회가 끝나고 여성인 새라 페일린 부통령후보에 대한 인기가 확산될 조짐이어서 앞으로의 판세는 매우 유동적이다.
특히 오는 26일부터 4차례에 걸쳐 실시되는 정.부통령 후보간 일대일 맞짱토론은 선거판세에 영향을 주는 최대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구도 = 공화, 민주당 정.부통령 후보 조합은 연령과 경륜, 인종과 성별에서 절묘한 대비를 이루는 조합으로 짜였다.
연령으로 보면 매케인(72)과 오바마(47), 페일린(44)과 바이든(65)이 대조를 이룬다. 오바마의 젊음과 참신성의 대항마로 페일린이 포진하고, 매케인의 경륜을 희석시킬 카드로 바이든이 기용된 측면이 강하다.
매케인과 오바마는 각각 백인과 흑인출신으로 사상 첫 흑백대결이 성사된 점도 미 대선사에 기록될 사건이다. 1984년 민주당이 시도했던 여성 부통령 후보를 보수 공화당이 이번 대선의 필승카드로 선택한 것도 주목을 끈다.
양당 대권티켓에 오른 4인 가운데 알래스카 주지사인 페일린을 제외하고 상원의원만 3명인 점도 특징이다. 현역 상원의원이 백악관으로 직행한 사례는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 이후 없었다.
또한 4명중 케냐 출신 부친으로부터 이름을 이어받은 오바마를 제외하고 매케인(McCain), 페일린(Palin), 바이든(Biden) 모두 성이 알파벳 `n’자로 끝나는 것도 이채롭다.
◇판세 = 일주일 전 전당대회를 마친 오바마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5%포인트 안팎의 리드를 계속 지켜나가고 있다.
갤럽의 3일 여론조사에서는 오바마 후보가 49%의 지지를 얻어 43%에 그친 매케인을 6% 포인트 차로 앞서고 있다.
매일 지지율 추이를 발표하는 갤럽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바마와 매케인은 민주당 전당대회가 개최되기 하루 전인 지난 8월 24일 45%로 동률을 이뤘으나, 이후 전당대회 효과에 힘입은 오바마가 6-8%포인트로 격차를 벌려놓는데 성공했다.
또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라스무센의 3일 여론조사에서도 오바마 후보는 47% 대 43%로 매케인 후보를 따돌렸다.
전체적으로 오바마 후보가 우위를 지키고 있지만, 그 격차는 매케인이 언제든지 추월할 수 있는 범위 안에 있다는 점에서 섣부른 판세예측을 불허하고 있다.
특히 3일 밤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새라 페일린 알래스카 주지사의 연설과 4일로 예정된 매케인의 후보지명 수락연설이 여론조사에 반영된다면 지지율 추이는 다시 한번 출렁거릴 수 있다.
◇ `최대 승부처’ 토론회 = 민주, 공화 양당 대선후보와 부통령 후보가 모두 4차례에 걸쳐 일대일 맞짱토론을 벌이게 될 TV토론회는 이번 대선의 최대 승부처라고 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오는 26일 미시시피주 옥스퍼드의 미시시피대에서 국내 현안을 놓고 벌어지는 첫 대결은 기선제압의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두번째 토론회는 10월7일 테네시주 내슈빌의 벨몬트대학에서 열리고, 대선후보간 마지막 토론이 될 세 번째 토론은 10월15일 뉴욕주 헴스테드의 호프스트라대에서 개최된다.
민주당 조지프 바이든과 공화당 새라 페일린 부통령 후보간 단판 토론회에는 10월2일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워싱턴대학에서 열릴 예정이다.
후보 간 토론회는 TV로 생중계되는 만큼 발언의 내용 뿐만 아니라 표정이나 몸짓 하나하나까지 유권자들의 관심을 끈다는 점에서 여론형성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오바마와 매케인은 지난달 16일 캘리포니아 오렌지 카운티 소재 새들백교회에서 2만2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 교회의 설립자이자 담당 목사인 릭 워런이 주재하는 토론회에 참석해 신앙과 리더십, 국내외 이슈 등을 놓고 탐색전을 벌인 바 있다.
◇ 쟁점과 변수 = 이번 대선의 최대 쟁점은 경제문제가 될 전망이다.
고유가와 실업률 증가, 부동산 시장 침체 심화 및 그 여파로 인한 신용위기 등으로 미국 경제가 불황 조짐을 보이면서 유권자들 사이에선 경제문제가 핵심 관심사로 떠오른 상태.
매케인은 부시 대통령의 감세정책 연장, 연방휘발유세 한시적 유보 등을 적극 주장하는 한편, 오는 2013년까지 9조달러에 달하는 재정적자를 줄여나가겠다며 오바마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정책과 관련, 오바마는 미국내 일자리 감소, 무역적자 심화 등 미국 경제난의 근본원인을 자유무역 탓으로 돌리며 `공정무역’을 강조하고 있는 반면, 매케인은 자유무역 확대를 통한 수출확대만이 미국경제를 살릴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오바마는 의회 비준동의를 앞두고 있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비롯해 콜롬비아, 파나마 등과 체결한 FTA에 반대, 재협상을 요구하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등 이미 발효된 FTA도 재검토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매케인은 이미 체결된 FTA를 조속히 비준동의할 것을 의회에 촉구하고 더 많은 나라들과 FTA를 체결, 미국의 농산물과 공산품 수출을 늘리도록 길을 열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에너지 정책에 있어 오바마는 현 정부 에너지 정책이 석유회사들의 배만 채워왔다며 자전거를 타고 유세를 벌이는 등 고유가 문제를 부각시키고 있고, 매케인은 부시 대통령의 연근해 석유시추 금지해제를 주장하며 오바마와 차별화하고 있다.
오바마와 매케인의 경제이슈 대결에선 일단 오바마가 유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 그루지야 사태와 허리케인 구스타프 등이 최근 대선 과정에서 주목을 받으면서 국가 최고통수권자로서의 국가안보에 대한 인식과 외교적 역량 그리고 국가적인 재난에 대한 대응능력도 최대 화두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여전히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 이라크 주둔 미군의 추가 철군 문제도 대선의 핵심 쟁점으로 자리잡고 있다.
오바마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곧바로 이라크 주둔 미군 철수에 착수, 16개월 내에 이를 완료하겠다고 공약해왔다. 하지만 오바마는 이라크 방문 후 16개월 미군 철수공약을 수정할 수도 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베트남전의 영웅’ 매케인은 이라크 미군의 인위적인 철수일정은 이라크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며 이라크 미군의 조기 철수에 대해 분명하게 반대하고 있다.
또 매케인 진영은 최근 이라크 사태가 진전돼 미군 추가 철군 가능성이 가시화되자 작년 초 오바마를 비롯한 민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매케인이 이라크 주둔 미군의 증파를 주장했던 점을 상기시키며 군통수권자 후보로서 매케인의 결단력과 예지력을 적극 역설하고 있다.
외교.군통수권자 이미지에선 매케인이 오바마를 앞서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으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매케인 후보가 자신보다 국가를 먼저 생각하는 후보라는 이미지를 부각시키는데 초점을 맞췄다.
오바마와 매케인 두 후보는 북핵문제에서도 쟁점대결 벌일 것으로 보인다.
북한을 비핵화하고 북한의 핵이전을 막아야 한다는 데 대해선 오바마나 매케인 별 차이가 없다. 하지만 방법론은 서로 다르다. 오바마는 핵확산을 막기 위해 북한, 이란 등 불량국가 지도자들과도 `조건없이’ 만나겠다며 `대화와 협상’에 비중을 두고 있지만 매케인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 원칙(CVID)’을 강조하며 `선(先) 북한비핵화 후(後) 관계정상화’를 주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매케인이 오바마보다도 나이가 어린 페일린 주지사를 부통령 후보로 지명한 것을 둘러싸고 최고통수권자에게 필요한 국정운영에 대한 경험과 자질 등을 놓고도 이번 선거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서로 맹공을 퍼부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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