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 to School!!
“백 투 더 퓨처”라면 얼마나 신이 날까, 하지만 재미없는 학교라니, 그것도 한국학교라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가방도 사고 공책도 사고 옷도 사고 머리도 자르고 새로운 모습으로 준비를 해본다. 신문에서는 친절하게도 개학을 맞아 규칙적인 수면과 노는 시간을 줄이고 독서 시간을 늘려야 하며 숙제를 점검하고 새 학기 계획표를 미리 짜라고 알려준다.
언감생심 새 학기 계획표는 고사하고 한국학교 숙제나 기억하려는지 모르겠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한국학교 갈 생각에 숙제를 들여다 본 학생들의 반 넘게는 밀린 일기에 밀린 독서노트를 보고는 지레 덮어버렸을 것이다.
허리케인 구스타브로 8명이 사망하고 많은 재산 피해가 났다고 한다. 가족을 잃거나 재산을 잃은 사람들의 마음을 생각하면 지금의 편안한 내가 미안한 마음이 든다. 하지만 어느 시절엔가 철없이 태풍을 기다린 적이 있었다.
한국도 이즈음이면 태풍 소식이 오기 시작하는데 그 때가 바로 개학 시즌이어서 학교 가기 싫은 마음에 비비적거리며 궁리를 해냈다는 게 태풍이나 와서 휴교령이 내렸으면 하는 그런 철딱서니 없는 생각이었다. 조금 더 진화한 생각은 제주도나 울릉도에 가서 기상 악화로 돌아올 수 없는 상황이었다. 또 다른 상황은 살신성인의 자세로 내 몸 하나 아파서 학교를 못 가는 것인데 그것이 딱딱 때가 맞춰 아플 수가 없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렇게 개학 스트레스를 받았던 이유가 방학숙제를 안했거나 학교가 싫어서는 아니었다. 일기가 밀려서 기상청에 지나간 날씨를 문의한다거나 남이 해놓은 식물채집과 곤충채집을 얻으려고 비굴한 행동을 하거나 그런 적은 맹세코 단 한번도 없었다.
숙제는 일찌감치 다 해놓았지만 그냥 놀던 김에 조금 더 놀고 싶은 이를테면 관성의 법칙이라고나 할까. 다시 빠듯한 일상으로 돌아가기에는 준비가 덜 되었고 그러려면 예열할 시간이 필요했으므로 예열의 고통쯤으로 말해두자.
예열의 고통은 학생 시절을 지나 선생님이 되어도 똑같음을 고백한다. 다른 학교보다 일주일 더 늦게 시작하는 우리 학교, 좋은 학교를 외치면서도 꾀가 나고 학습지도안은 미루고 있으니 딱 닥쳐서 그 전날 하게 될 모양새다. 토요일 아침 늦잠 못 자는 것, 주중에 며칠은 교안 준비해야 되는 빠듯한 일정 등을 미리 생각하면서 스트레스를 받고 앉아 더 열심히 재밌게 놀 걸...그런 생각까지 드는 걸 보면 애나 어른이나 별반 다를 것이 없다.
그래도 한참 클 나이의 아이들이 얼마나 키가 크고 덩치가 커지고 변했을까하는 궁금증으로 마음이 설레기도 한다. 한 학생의 엄마를 만났더니 아이가 방학 동안 엄청 컸다는 말씀을 전해주셨다. 여학생 한 명은 머리를 잘랐다며 울고 있는 이모티콘을 붙여 이메일을 보내왔다. 어떻게들 변했을까 자못 궁금하다. 얘들아, 선생님도 방학 동안 변한 게 있지롱!! 그건 만나서 예열의 고통을 함께 나누며 얘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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