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아 간다는 것은 일생을 통해서 사람들을 사귀는 일일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흔히 그의 친구들를 보면 그 사람을 알게 된다든지, 진정한 친구 셋을 사귀면 성공적인 삶을 살았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나는 사람을 잘 사귀는 편이고 관계를 원만하게 하기도 하는 편이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을 해보니 나에게는 관계가 불편해진 사람이 셋이나 있는 것이다.

제일 먼저 불편한 사이가 된 사람과는 객관적으로 남들이 평가를 한다면 아마도 우리들은 서로 이해상관을 따지다가 그렇게 되었다고 말 할 수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주관적으로 판단을 해 본다면, 그것은 아마도 오랜 시간을 두고 불신과 실망을 서로에게 안겨준 것이 원인이 되었을 것이다.

그 때에는 피치못할 사연들이 모두에게 있었으나 그것을 서로 도와주지는 못하고 각자의 사정이 더욱 급하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일들이 연속적으로 일어나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영원히 회복할 수 없는 사이가 되고 말았는데, 그 감정의 골은 너무나도 깊어서 앞으로도 다시 회복된다는 일은 불가능하게 보인다. 그리고 그 사람은 이미 세상을 떠났으니 우리들의 감정의 빚은 영원히 남아 있게 되고 말았다.

두 번째로는 나에게 사정하였던 부탁을 들어주지 못하여서 우리의 사이가 두절된 사람과의 관계이다. 그 쪽의 시선으로 본다면, 그 정도의 부탁도 들어주지 못한다고 나를 원망해서 일어난 결과이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지금도 나는 그의 부탁을 들어줄 수가 없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나의 입장에서 본다면, 나에게 부탁을 하게 된 그의 계획에 대하여 내가 전혀 동의를 할 수가 없다는 것이 그 원인이 되기도 하였다. 그는 나에 대한 섭섭한 마음을 절대로 잊지 않고 있는 것이다.

세 번째로는 지금 진행중인 일인데, 아마도 결국에는 우리의 사이는 나빠질 것이라는 예감이 온다. 그것은 오래 전에 사귄 친구가 최근에 만났을 때에 나로 인해서 불쾌하였다는 그의 생각 때문이다. 그 불쾌함은 여러 가지로 일어났다는데, 나로서는 납득이 되지 않아서 문제인 것이다. 그것은 오해이며 자기가 오해를 하였노라고 말하면서도 어딘지 완강한 그의 마음이 문제인 것이다. 나로서는 억울하기도 하고 어이가 없기도 하다. 심지어는 사람이 생을 마감할 때가 되면 정을 뗀다는 일이 있다던데 그래서 그러한가 여겨질 정도인 것이다. 문제는 그 정도의 오해를 소화하지 못 할 사람이 아니어서 더욱 그러하다.

사이가 불편해진 세 사람은 나에게는 모두 아까운 사람들이어서 안타깝다. 사람을 사귄다는 일은 하나의 역사이며 개인의 재산이 된다. 이것이 하루 아침에 허사가 되는 관계는 얼마나 허망한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완강함, 단호함에 속수무책이 되어있는 나의 마음은 허무하기도 하고 서글프기도 하다.

사람의 관계란 한쪽 방향으로 가는 일방통행이 아니라 서로 왕래하는 양방통행이 된다.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재산정리, 서류정리, 사람정리를 해야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고 들었다. 그러나 사람정리라는 말은 조금 이상하였다. 그것은 그 사람이 정리하고 싶은 사람들을 많이 사귀었다는 말이 되기 때문이다. 사람을 사귀는 일이 재산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사람을 사귀는 일은 귀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나는 지금 세 개의 큰 재산을 잃었나 보다. 참으로 애석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