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 미 정부가 위기에 처한 AIG를 85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통해 일단 살리기에 나섰지만 17일(현지시간) 미국과 유럽 증시가 급락하고 자금시장 경색이 지속되는 등 금융시장의 위기는 쉽게 진정되지 않고 있다.
미국의 경제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이번 조치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스템의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있다면서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지 못하면 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이 지속될 것이라는 견해들을 내놓고 있다.
▲ 존 스노 전 재무장관은 신용시장이 거의 얼어붙었다며 정부의 AIG 인수는 위험 관리와 규제의 엄청난 실패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노 전 장관은 이날 블룸버그 통신에 이같이 말하고 자금시장 경색을 조속히 해결하지 못하면 매우 심각한 하강에 접어들 것이라고 우려한 뒤 경제는 2009년에 어려운 해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AIG같은 보험사들은 너무 복잡하고 사업영역도 너무 넓기 때문에 주별로 규제하는 방식은 보험사들을 감독하는데 적절치 않다면서 이는 리스크 관리 시스템의 커다란 파열이라고 말했다.
스노 전 장관은 금융서비스 규제 구조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너무 조급하게 개편에 나서는 것은 의도치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했다.
▲ 세계 최대의 채권 투자회사인 핌코의 모하메드 엘-에리언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CNBC와 인터뷰에서 미 정부의 AIG 구제가 불확실성을 줄였다는 점에서는 금융시장에 조금 도움이 되겠지만 아주 큰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AIG 구제가 잘 구성된 조치지만 전반적인 금융시스템에 대해서는 우려가 여전히 남아있다면서 그 이유로 금융계에 진행 중인 신용위기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이번 조치가 단편적인 접근법을 지속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는 점을 들었다.
그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올인’을 해서 시스템을 안정시키려고 해야 한다.
에리언은 또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재정이 너무나 많은 지원으로 인해 부담스러워지고 있다면서 FRB의 건전성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 카를로스 멘데즈 ICP 캐피털 매니징디렉터는 CNBC에 정부가 금융 시스템의 문제들을 풀 수 있는 무기를 써야하는데 바주카포를 쓰고 있음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은행이나 보험사, 증권사에는 문제가 없을 수 있다고 보는 견해에 의문을 제기한 뒤 이런 문제가 더 발생할 것이고 정부는 이에 제대로 조치를 취할 자세가 안돼 있다고 지적했다.
▲ 손성원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는 AIG 구제책에도 불구하고 영국 은행간 금리인 리보가 급등하고 증시가 급락하는 것에서 보여진 시장의 반응은 신뢰가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돈이 부족한 게 아니라 신뢰가 부족한 것이라면서 은행간 자금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고 일부는 얼어붙다시피 하고 있다면서 정부의 조치가 시장의 신뢰에 손상을 줬다는 지적도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제의 산소인 신용이 없이는 전세계 경제가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면서 전세계적으로 경제 하강이나 침체가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ju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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