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김재홍 특파원 = 바보야, 문제는 주택시장 버블이야!
미국 정부와 금융당국이 모든 정책 수단을 다 동원해 월스트리트의 금융위기를 진화하기 위해 나서고 있으나 뉴욕증권시장의 주가는 연일 급등락을 하면서 위기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은 올들어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금융시장의 위기가 경제전반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지난 7일 양대 모기지 업체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의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업체당 1천억달러씩, 최대 2천억달러를 투입하기로 하는 등 이제까지 9천억달러 이상의 공적자금을 쏟아 부었다.
미국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촉발되기 시작한 작년 9월이후 금융시장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금리를 7차례 걸쳐 3.25%포인트 인하해 2%로 낮췄고 대출창구를 새로 개설하거나 재할인창구 개방을 확대해 유동성 문제가 금융위기를 심화시키지 않도록 하는 그야말로 특단의 조치들을 취해왔다.
그리고 미 정부와 FRB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경제회생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금융시장의 혼란을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내며 시장의 신뢰회복에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둬왔다.
하지만 ‘백약이 무효’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시장의 불안감이 여전히 팽배하다.
금융시장 참여자들은 `베어스턴스-패니메이.프레디맥-리먼브러더스-메릴린치-AIG’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부실금융기관의 문제가 또다시 터져 금융시장을 뒤흔들 것이라며 여전히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17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미국 정부가 전날 밤 미 최대 보험사 AIG에 850억달러의 긴급 구제금융을 제공키로 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속절없이 추락하면서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449.36포인트(4.06%) 내린 10,609.66을 기록했다.
이번 주 들어 무려 812.33 포인트가 빠진 다우 지수는 지난 2005년 11월 이후 최저치 기록을 다시 갈아 치웠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109.05 포인트(4.94%)가 내렸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57.20(4.71%) 급락했다. S&P 500지수도 2005년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이번 미국 금융위기의 진원지가 무엇이냐는 근본적인 질문들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가들은 결국 모든 문제는 하나의 문제로 돌아간다고 보고 있다. 그것은 주택 버블이다.
이는 최근 10년 사이 주택가격을 비교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주택가격은 1996년에서 2006년 사이에 무려 85%나 급격하게 치솟았다. 그리고 주택가격 거품이 꺼지면서 문제가 시작됐지만 아직 여파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실제로 이날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미국의 8월 신규주택건설은 최근 17년 사이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미 상무부는 지난달 신규주택건설이 1991년 1월 이후 가장 둔화돼 6.2%나 떨어졌다고 밝혔다.
경제전문가들은 경기침체 등 모든 경제적 재앙을 겪고도 살아남은 금융기관들이 이런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나 자빠지고 있다며 이것이 우리가 직면한 어려움이 무엇인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주택시장이 바닥을 치고 다시 회생하는 조짐을 보여주기 전까지는 금융시장의 충격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 조차도 주택시장 조정이 미국 경제의 최대 위기를 가져다 주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기 때문이다.
신간 `국제금융 국가’의 저자인 배리 리톨츠는 CNN머니에서 미국 경제가 처한 실상을 주택가격이 정상화되기 전까지 시장에 우리가 원하는 만큼 돈을 얼마든지 쏟아부을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상황이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주택가격이 정상화되길 원한다고 말했다.
jae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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