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위기에 국제 공동대응 촉구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 미국의 금융위기 파장이 세계로 확산된 가운데 유엔에 모인 세계의 지도자들이 금융위기에 공동 대응할 것을 잇달아 촉구하고 나섰다.

23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각국 대표 기조연설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등은 일제히 금융위기 문제를 언급했다.

반 총장은 이날 연설에서 세계가 글로벌 금융위기와 에너지 위기, 식량 위기 등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해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 혼란을 다룰 국제적 지도력의 도전이라는 다른 종류의 위기에도 직면해 있다며 이 문제를 다룰 새로운 국제적 지도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 총장은 금융위기가 경제성장을 이탈시키고 개도국에 대한 지원을 감소시킬 수 있다면서 개발 지원과 사회보장 지출, 빈곤 추방을 위한 새천년개발 목표 등 국제사회가 해야할 과제가 금융위기에 따른 자금 지원 부족으로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반 총장은 이제 각국은 외부와의 협력이 없이는 자신의 이익을 더 이상 보호할 수 없고 국민의 복지도 증진시킬 수 없다면서 글로벌 문제는 글로벌 해법을 필요로 한다고 강조한 뒤 집단적인 행동과 글로벌 지도력이 지금 당장 요구된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금융위기 공동대응의 필요성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미국이 금융위기에 어게 대응하고 있는지를 세계가 주목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며 미 정부가 문제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조속히 나설 것임을 확신시켰다.

부시 대통령은 미 정부가 의회와 함께 금융기관의 부실자산 정리를 위한 7천억달러의 구제금융의 신속한 시행에 합의할 것이라면서 시장을 안정시키고 신용시장 안정을 위한 과감한 조치를 취할 것임을 강조했다.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세계 경제를 위협하고 있는 금융위기 해결책 모색을 위한 긴급 정상회담을 요구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날 유럽연합(EU) 대표 자격으로 행한 연설에서 이번 금융위기가 던져 준 교훈을 새기고 국제 금융시스템의 대대적인 개혁을 위해 연내에 세계 정치 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세계 정치지도자들이 1930년대 이후 세계가 겪은 가장 심각한 금융위기의 교훈을 새기고자 만나는 것은 의무라면서 은행들이 투기가 아니라 경제발전을 지원하는 본연의 업무를 수행하는 절제된 자본주의를 함께 재건하자고 말하고 세계화된 세계에서 모두 함께 노력해야만 문제를 풀 수 있다고 강조했다.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대통령도 유엔이 국제 금융위기의 해법을 논의하는 장이 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룰라 대통령은 금융위기의 본질이 국제적이라는 점은 그 해결책도 국제적이어야 하며 적법하고 신뢰할 수 있는 다자간 포럼을 통해 결정돼야 한다고 설명하고 세계 최대의 다자간 기구인 유엔이 우리가 직면한 위협에 강력히 대응할 것을 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필리핀의 글로리아 아로요 대통령도 경제적 불확실성이 끔찍한 ‘쓰나미’처럼 세계를 돌면서 피해를 주고 있다고 묘사하고 다시 회복되기 까지는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ju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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