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시무시한 이야기를 꺼내려 한다. 실감하지 못하지만, 미국에 사는 우리들은 무의식중에 엄청난 칼로리를 섭취할 수 있는 위험천만(?)한 환경에 노출 돼 있다. 애피타이저 한 접시만 먹어도 성인 1일 칼로리 권장량을 가뿐히 넘기기 일쑤며,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고 메인 음식과 곁들여 가볍게(?) 즐긴 샐러드가 메인 음식보다 칼로리가 더 높은 경우도 있다. 굳이 예를 들어 본다면, 예전에 푸드 섹션에서 소개한 바 있듯, 이탈리아 레스토랑 체인인 ‘마카로니 그릴’의 미트 볼 파스타는 총 2,430칼로리에 지방 128g, 탄수화물 207g, 염분이 5,290mg이 들어있다. 이는 성인 1일 칼로리 권장량인 2,500칼로리에 맞먹는 수치다.
뭔가 몸에 잘못을 저지르는 것 같은 죄책감(?)이 들어 샐러드를 주문하고자 한다면 여기에도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플레인 샐러드가 아니라 고기가 들어갔거나 혹은 리치한 드레싱을 곁들이면 칼로리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지방이 듬뿍 들어간 아이스크림이나 초컬릿 등 디저트는 말할 것도 없고 간식으로 가볍게 즐기는 얇은 피자나 샌드위치도 1,000~2,000칼로리에 해당하는 경우도 있다. 두 눈을 믿을 수 없고 현실을 부인해 보고 싶어도 별 수 없다. 숫자는 사실이요,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건강 잡지 ‘멘스 헬스’(men’s health)가 선정한 ‘미국 최악의 음식 20가지’ 리스트에는 마카로니 그릴과 시카고 우노 피자, PF 챙스, 칠리스, 밥 에반스의 음식들이 올라있다. 최악의 음식인지 최고로 맛있는 음식인지 헷갈릴 정도로 평소 많은 사람들이 즐겨먹는 유명 레스토랑의 음식들로 가득하다는 사실은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다. 대체 앞으로 어디서 뭘 먹어야 할지 막막하고 기가 막힐 노릇이기도 하다.
하지만 희망이 있는 것이, 마카로니 그릴이나 우노 시카고는 최악의 음식을 서브하는 곳으로 이미지를 구겼지만, 재빠르게 트랜스 지방을 전혀 함유하지 않는 다양한 종류의 요리, 오개닉 커피와 차 등 칼로리 함유량이 기존 음식의 절반인 웰빙 메뉴를 선보이며 이미지 개선에 나섰다. 웰빙 과는 거리가 먼 이미지의 패밀리 레스토랑 ‘데니스’ 조차 최근 지방 함유량이 15g이하인 ‘피트-페어’ 메뉴를 선보이고, 웹사이트에 영양 정보도 제공하는 등 웰빙 레스토랑의 이미지를 살리기 위한 눈물겨운 노력을 기울인다.
물론 밍밍한 맛의 저지방 마요네즈와 리치하고 고소한 맛의 랜치 소스 맛은 비교가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다. 다이어트를 위해 샐러드를 먹는다면서 대신 고칼로리의 랜치 드레싱을 왕창 뿌려 먹는다면 그야말로 ‘도로 아미타불’이 아니겠는가.
비단 다이어트를 위해서 만이라 할 것도 없다. 살이 찌지 않는다 해도 건강과 질병예방을 원한다면 지나친 칼로리 섭취를 자제하고 웰빙 식습관을 생활화해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건강한 몸, 혹은 아름다운 몸매를 원한다면 샐러드 하나, 스타터 하나를 주문할 때도 영양정보를 꼼꼼히 살피고, 곁들이는 소스도 까다롭게 선택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노 페인 노 게인’(No Pain No Gain)이라 했으니 말이다.
홍지은 특집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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