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지 롤로코스터가 무서워졌다.
그래도 20대 초반정도 까지는 남자 아이들 못지 않게 스릴넘치는 롤러코스터를 타고 타고 또 타고 할정도로 즐겼었는데… 이상한 노릇이다. 이제는 롤로코스터 근처도 가고 싶지 않다. 남들이 타는 것을 보거나, 탔다는 경험담을 듯는 것만으로도 진저리가 쳐진다.
춥춥춥춥…느린속도로 경사를 오르기 시작한다. 사람들은 경사 저 끝에 들이닥칠 내릭막을 상상하며 벌써부터 비명을 질러댄다. 제어장치가 전혀 없는것 처럼 떨어지는 속도 그대로 끝도 없이 내리꽂히다가 급하게 모퉁이를 돌아칠때면, 체면도 이성도 불필요한 사치이다. 복부 발성이 이런거로구나. 온 살가죽 틈새 틈새로 유리조각 부서지듯 비명이 터져나온다. 고문도 그런 고문이 있을까? 육체적인 고통이야 어찌 참아 본다지만, 극도의 공포를 즐기는 놀이 기구라니…
삶을 만만하게 보고 겁없이 달려들던 10대 시절, 이세상에는 두려운것도 못할것도 없다고 믿었다. 그럴만한 이유도 없으면서 ‘내 사전엔 불가능이란 없다’ 란 말을 나의 좌우명이라며 무턱대고 멋있고 화려한 삶을 기대했다. 아니, 기대 했다는 말도 맞지 않을지 모른다. 앞으로 우리가 만날 인생의 여러가지 험난한 굴곡들은 상상도 못했었으니말이다. 마치 롤러 코스터의 공포의 쾌감을 즐기듯 이유없는 자신감과 열정 그리고 새로운것에 대한 기대와 흥미로, 인생은 도전하고 쟁취할수 있는것, 사람의 힘으로 얼마든지 계획하고 이룰수 있는것 정도로 여겼던게 사실이다.
정말 그랬던가? 이십여년 ‘어른’ 생활을 해보고 난 지금, 그때 그시절의 패기는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 없는 겁쟁이가 되어버린것은 왜일까? 나만 그런 것일까?
상상도 계획도 하지 않았던 갑작스런 장애물들, 이론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수많은 실제들의 실체를 맞닥 드리고서야, 아…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간단하지만 서글픈 진리앞에 항복하고 만다. 사람도 사람 나름 이겠지만, 일어나고 또 일어나고를, 상처 받고 또 상처 받고를 반복하다가 우리는 자신감을 조금씩 상실하게 된다. 상처 받지 않기 위해 벽을 쌓고, 쓰러지기 않기 위해 버팀 목들을 세운다. 거듭된 실패와 고난 앞에 나의 무력함을 알아버린것이다 이제는 감정의 기복조차도 두려운 겁장이가 되렸다.
굳이 말하자면, 내가 롤러 코스터를 탈 수 없게 된것은 아마도 그런 이유에서 일것이다. 안주하고 싶고, 안락하고 싶고, 안전하고 싶고, 보장받고 싶고, 확실하고 싶고, 의심의 여지가 없는 것만 선택하고 싶어졌다. 이것이 과연 삶에서 터득한 인생의 지혜일까?
다시 한번 자기 자신을 재 정비하고 실패를 거울삼아 좀더 실질적인 계획을 세우려 하지않고, 아직 오지도 않은 또 다른 실패를 두려워하며 숨어버린 는 가련한 패배자의 비굴함이 아닐까?
자신감을 회복하여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물불 못가리던 아이에서 이제 조금 넓어진 시야를 무기삼아, 무턱대고 뛰어오르던 무모함이 아닌 성숙함으로…, 나의 목표가 이 세상의 부 와 귀 와 영화에 있음이 아님을 알아 , 그 분께서 나를 지으신 목적을 분별하여, 다시한번 튕겨올라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 믿음의 선한 싸움을 싸우라 영생을 취하라. 이를 위해서 네가 부르심을 받았고 많은 증인 앞에서 선한 증언을 하였도다” (디모데 전서 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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