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0년 전부터 탈북자와 북한 인권문제에 관여해 오던 필자는 올 들어 우연한 기회에 중국의 민주화와 인권을 다루는 세미나를 주관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전에는 몰랐던 여러 가지 새로운 사실들을 접하게 되었다.
중국은 생각보다 다원화된 사회로 비록 외양으로는 공산당 1당 독재 형태를 띠고 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상당히 민주화 가능성이 성숙해 있다는 느낌을 주었다. 그러나 중국의 민주화 과정은 지난날의 한국과 달리 부패한 지방 토호세력과 신흥 기업주들에게 땅을 빼앗기거나 극심한 공해의 피해로 막바지에 몰린 수억명의 기층민들이 그 추동력을 제공해 주고 있다는 점에서 독특한 양상을 보인다.
이 수억의 기층민들이 내는 목소리는 다시 6,000만개에 달한다는 중국어 블로그들을 통해 확대 재생산되면서, 몇 백 내지 몇 천 명의 중국 인권변호사들에 의해 법치주의와 정치개혁의 거대한 틀을 만들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지난여름 그 같은 중국 인권변호사들과 영국·미국의 인권전문가들을 한국으로 초청하여 한국 내 기독 인권변호사들과 교계 지도자들 간에 만남의 장을 주선하고 그들의 대화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다. 여기서 한 가지 알게 된 것은 대부분의 중국 인권변호사들이 민주화에 뜻이 있어서라기보다는 단지 생업의 일부로 가난한 시민들의 억울한 사건들을 대변하다가 저절로 인권변호사들이 된다는 사실이었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많은 일반사건들을 함께 다루고 있으며, 특히 급성장하는 중국 경제에서 발생하는 많은 상법 사건들을 맡게 되는데, 당국에서는 이들의 이러한 상법변호사 활동을 장려함으로써 인권문제에 대한 관심을 가질 시간이 없게 되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쓰고 있다는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김정일 이후의 북한이 중국의 직접적인 지배하에 들어갈 것이라는 시나리오는 점차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운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우리가 믿는 미국은 이제 1조8,000억 달러의 외화를 보유한 중국의 도움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가련한 신세로 전락해 버릴지도 모르는 위기를 맞고 있다.
이럴 때 우리 미주 한인사회라도 앞장서서 장차 중국 민주화의 주역을 맡을 이들 중국 인권 변호사들과의 교류를 시작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중국의 미래, 나아가서는 우리 민족의 미래도 결국은 그들 손에 달려 있기에 말이다.
신동철
목사·엑소더스 21 대표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