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아가는 인생 속에 각자의 우선 순위로 추구하는 모습들이 있다. 나는 여러사람을 만날 때 마다 그 사람의 삶속에 차지하는 열망들을 쉽게 발견하곤 한다.
어떤 이는 물질에대한 욕망으로 가득해서 대화의 맥이 늘 비지니스로 시작해서 끝을 낸다. 어떤 이는 자녀들의 교육에 자신의 인생을 걸고 좋은 대학입학이 마치 자신의 계급인양 착각한다. 또 어떤 이는 외모에 대한 관심에 온통 대화가 성형에 대한 욕구와 비싼 메이커의 물건을 추구하다 못해 주인을 잘못 찾아 좋은 물건들이 가치를 잃어 버리곤 한다. 이 모양 저 모양으로 추구하는 바를 원하며 순간 순간 기쁨으로 각자 살아가는 것이 작은 행복이라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가 어떤 것을 추구하기에 앞서 더욱 삶의 중요한 무엇을 누리며 각자 마음의 쉼터를 갖고 있는지...
일리노이에 사는 고교동창과 자주 전화를 한다. 제법 큰 식당을 하는 그 친구는 늘 사업얘기다. 얼마전에도 큰 식당을 또 시작해 바쁘다는 행복한 비명을 지른다. 그친구와 대화를 나눌때 마다 나는 부럽다기 보다 친구가 한없이 가엾고 허망하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 10년 가까이 미국에 살아도 나의 비지니스 하나없이 박봉으로 겨우 살아도 그 친구보다 내가 더 부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가 보슬보슬 내리는 늦가을 운전을 하다 옆으로 펼쳐진 울긋불긋 단풍나무 위에 떨어지는 빗방울들은 나를 질식시킬 것만같은 아름다움에 심취되어 멀리 산등성이에 걸려 피어오르는 물안개는 그만 나를 울려버렸다. 혼자 누리기 아까워 친구에게 전화를 하면 늘 돌아오는소리는 얘! 네 눈엔 단풍이 보이니? 물안개? 푸른하늘? 빨리 빨리 돈벌어 자리잡을 생각은 안하고 참,너도 어지간히 한가하다.
나는 꾸중 듣는 아이처럼 핀잔만 잔뜩 듣다가 더 이상 이어지지 않는 대화에 씁쓸이 수화기를 놓는다. 비록 그 친구보다 가진 것은 덜 가졌어도 분명 나는 그 친구보다 부자임에 틀림 없었다. 같은 하늘 아래 살아도 하늘을 보지 못하고 아름다운 나무가 보이지 않는다면, 내일을 위해 오늘 숨구멍 처럼 찾아드는 마음 속 여백의 서정을 잡지 못하는 삶은 얼마나 건조한가.
그런 친구에게 아니,우리 모두에게 힘든 불경기가 왔다. 여기저기 무리하게 비즈니스를 벌린 친구는 결국 감당치 못해 깊은 우울증에 빠졌다 한다.
빨리 빨리 자리잡지 않고 지금도 귀에 쟁쟁하다.
빨리 빨리-무엇이 우리를 그렇게 쫓기게할까.
시간은 우리를 기다리지 않고 그렇게 늙어간다. 남는건 늙음과 빈껍데기- 그 세월을 누가 보상해 줄까. 자녀들이? 명예? 돈? 열심히 살아야 하지만 인생이 억울하지는 않게 조금은 여유를 갖고 살아야 하지는 않을까? 그저 하늘이 보이고 신선한 공기를 느낄수있고 영롱한 이슬방울에 담은 마음처럼 청아한 하늘을 바라보는 여백이 있다면 내일을 더 힘있고 열심히 살 수 있을 텐데...
친구야! 이 어려운 시기를 지혜롭게 잘 이겨내 보자꾸나.
이제 가끔은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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