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때 조지 부시 미 대통령에 신발을 던진 문타다르 알-자이디 기자의 형량은 어떻게 될까.
알-자이디 기자에 대한 정식 재판이 시작되지도 않은 시점에서 그의 형량을 예단하는 것은 이른 감이 없지 않지만 세인의 관심은 그가 기소된다면 형량이 얼마나 될지에 모아지고 있다.
우선 최악의 경우 알-자이디는 살인 미수 혐의로 최저 7년에서 최고 징역 15년 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신발을 살인 무기로 간주할 수 있느냐는 논란이 일겠지만 이라크 법원은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라크 중앙재판소(CCCI) 압둘 사타르 비르카드르 대변인은 로이터통신을 통해 알-자이디에게 이라크 또는 외국 대통령에 대한 살인 미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며 이 경우 징역 7∼15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변 정황을 보면 이라크 재판부가 알-자이디에게 살인 미수 혐의를 적용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이 사건의 피해자라고 볼 수 있는 부시 대통령이 알-자이디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16일 이라크는 독립된 주권 국가로서 그에 대한 처벌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이라크 정부의 몫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이라크 사법당국이 이번 일에 대해 과잉 대응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신발 테러는 대통령이 된 후 가장 특이한 경험이었지만 그가 내게 신발을 던진 것 또한 자기 의사를 표현하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연일 계속되고 있는 이라크 국민의 석방 촉구 시위도 재판부 판결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라크는 물론 아랍권 전체가 알-자이디의 신발 투척을 하나의 `쾌거’로 보는 상황에서 재판부가 그에게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해 중형을 선고한다면 엄청난 반발과 역풍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살인미수 혐의가 아니라면 국빈 모독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
압둘-카림 칼라프 이라크 내무부 대변인은 AP통신을 통해 알-자이디에게 국빈 모독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며 이 경우 최고 2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알-자이디의 가족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법원의 수사판사가 해당 사건을 각하해 알-자이디가 하루 빨리 군 조사기관에서 풀려나는 경우일 것이다.
이라크 사법 당국은 수사판사를 통해 피의자가 정식 재판을 받을 필요가 있는지를 결정하고 있다.
아랍 각국에서는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수석 변호사 카릴 알-둘라이미를 비롯, 200여명이 무료 변론을 자청하는 등 알-자이디의 무죄를 강력하게 주장할 태세다.
아랍권에서 일약 스타로 떠오른 알-자이디의 영웅기가 해피앤딩으로 끝날지, 장기간 복역이라는 험난한 결말로 끝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바이=연합뉴스)
강종구 특파원
iny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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