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사우디 등 외국 정부 대거 포함
이라크 민간인 사살 민간경호업체 ‘블랙워터’도 기부
한화, 현대차, 삼성 등도 명단에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18일 자신이 운영하는 ‘윌리엄 J. 클린턴 재단’의 기부자 명단을 전격 공개했다.
재단 인터넷 사이트에 명단이 발표된 기부자는 총 20만5천명으로, 부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의 국무장관직 수행시 미국의 외교정책에 이해 관계가 있을 것으로 짐작되는 외국 정부와 기업이 대거 포함돼 있다.
앞서 클린턴 전 대통령은 힐러리가 차기 국무장관을 맡을 경우, 자신의 재단과 미국의 국익 사이에 이해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기부자 명단공개를 약속했었다.
AP통신에 따르면 클린턴 재단은 지난 1997년 설립 때부터 지난해까지 최소 4억9천200만달러의 기부금을 제공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클린턴 재단은 기부자들의 기부금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기부금 범위별로 명단을 공개했다. 기부자들 가운데 외국인은 3천명이 채 안된다고 재단 측은 밝혔다.
외국 정부 중에서는 사우디 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 국가들과 노르웨이, 이탈리아 등이 최소 4천600만달러를 클린턴 재단에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우디 정부는 1천만-2천500만달러를, 쿠웨이트, 카타르, 브루나이, 오만 등은 각각 100만-500만달러를 제공했다.
대만 경제문화판사처는 100만-500만달러, 중국 해외부동산개발은 25만-50만달러를 각각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투자펀드재단(CIFF)과 국제의약품구매기구(UNITAID)가 각각 2천500만달러 이상을 기부했으며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도 1천만-2천500만달러를 제공했다.
특히 일부 기부자의 경우 인도와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힐러리가 갈등 관계인 인도-파키스탄 사이에서 중립적 중재자 역할을 맡을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클린턴 재단에 100만-500만달러를 기부한 아마르 싱은 2005년 클린턴 전 대통령의 인도 방문을 주선한 인도 정치인으로, 지난 9월 뉴욕에서 힐러리와 만나 미.인도 핵협정을 논의하기도 했던 인물이다.
인도산업연맹도 50만-100만달러를 기부했다.
최근 인도-파키스탄간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 인도판 9.11 ‘뭄바이 테러’는 미 차기 정부인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력을 가늠하는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밖에 지난해 이라크에서 민간인 무차별 총기난사로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미 사설경호업체 블랙워터의 ‘블랙워터 훈련센터’도 클린턴 재단에 1만-2만5천달러를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국무부는 내년에 블랙워터와의 재계약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재단 인터넷 사이트에서 확인한 결과 한국 기업들 중에서는 한화 건설(25만-50만달러), 한화 L&C(25만-50만달러), 한화 갤러리아(10만-25만달러), 현대차 미주법인(10만-25만달러), 삼성전자 미주법인(2만5천-5만달러) 등이 클린턴 재단에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클린턴 전 대통령으로부터 임기말 사면을 받아 논란을 빚었던 마크 리치의 전 부인 데니스 리치와 미국 연방정부의 구제금융을 받은 보험사 AIG 등도 기부자 명단에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로부터 세계 4위의 부호로 선정된 락시미 미탈 아르셀로-미탈 회장, 우크라이나 제2의 갑부 빅토르 핀추크, 두바이 재단, 언론재벌 루퍼드 머독이 이끄는 미디어그룹 뉴스 코퍼레이션 재단 등도 주요 기부자들이라고 FT는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yunzh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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