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건에 이르는 투자 내역 정리..신뢰성은 의문
메이도프 부정 70년대부터 시작됐다는 증거도
’메이도프 다단계 사기 사건’을 수사중인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소속 수사관들이 메이도프 펀드의 투자 내역을 기록한 장부를 발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SEC 내부 메모를 인용해 22일 보도했다.
또 메이도프의 부정이 7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가 시작됐다는 증거도 발견됐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WSJ가 입수한 SEC의 메모에 따르면 메이도프는 고객의 돈으로 이뤄진 수천건의 유가증권 거래에 대한 자료를 남겼으며, 분량은 장부 7권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부에 따르면 메이도프는 ‘어음 처리 은행’에 수천건의 투자를 감행한 것으로 돼 있지만, SEC는 해당 ‘어음 처리 은행’의 존재 여부를 밝혀내는 데 실패한 뒤 장부에 기입된 거래의 대부분, 혹은 전부가 가짜일 수도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WSJ는 보도했다.
앞서 크리스토퍼 콕스 SEC 위원장은 지난주 언론 보도를 통해 메이도프가 투자자들과 금융당국에 거짓 정보를 담은 투자보고서를 제공했으며, 비밀 장부를 따로 관리한 정황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SEC는 또 ‘버나드 메이도프 LLC 증권사’의 최고위 재정 담당자로 메이도프의 최측근이었던 프랭크 디파스칼리에 대한 심문을 계속하고 있으나 디파스칼리가 수사에 협조하지 않아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디파스칼리는 SEC 수사관들에게 자신은 펀드의 거래 및 회계 결산 책임자가 누구인지 모른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현재까지 어떠한 혐의도 적용받지 않은 상태다.
WSJ가 입수한 메모에는 또 SEC가 버나드 메이도프 LLC 증권사의 런던 지점인 ‘메이도프 시큐리티스 인터내셔널 Ltd.’를 펀드 운용의 핵심 기지로 이용했다는 의혹을 잡고 이곳 직원들을 상대로 한 조사에 착수하는 한편, 메이도프의 부인인 루스가 펀드 운용 과정에서 어떠한 역할을 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SEC 수사관들로부터 조사를 받은 ‘메이도프 시큐리티스 인터내셔널 Ltd’의 직원들은 메이도프 펀드와의 연관성을 부인하면서, 이곳은 오직 메이도프 가족들의 투자금을 재원으로 한 투자를 담당할 뿐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블룸버그 통신은 메이도프 사기사건의 조사와 관련한 2명의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감독당국은 메이도프의 부정이 적어도 1970년대부터 저질러졌다는 증거를 확보했고, 고객 수도 4천명 이상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그러나 SEC가 메이도프의 초기의 부정에 관한 완전한 조사에 진전을 거두지 못하고 있거나 어떻게 폰지 사기가 전개됐는지에 관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한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연정 기자
rainmak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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