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 당선자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한인 유진 강(오른쪽)씨가 지난달 21일 하와이에서 휴가를 즐기고 있는 오바마 당선자와 골프 라운딩을 함께 하고 있는 모습.
미국 최초의 소수계 대통령, 버락 오바마의 시대가 열리는 2009년이 밝았다. 새해를 맞으며 새로운 역사의 장을 펼치게 될 오바마 정부의 출범을 남다른 감회로 기다리고 있는 한인들이 있다. 바로 지난해 대선에서 오바마 대통령 만들기를 위해 열성적으로 뛴 ‘오바마의 한인들’이다. 오바마 선거 캠페인 진영에서 주목을 받으며 활약을 펼친 이들로부터 ‘변화’를 기치로 내건 오바마 시대의 개막을 앞둔 소감과 향후 비전 등을 들어봤다.
<김종하 기자>
아시안 대상 대선 홍보 총지휘
벳시 김
아시안 아메리칸 선거본부 부디렉터
“언젠가는 코리안 아메리칸도 미국 대통령으로 탄생할 수 있겠구나 하는 희망을 봤습니다”
지난해 대선 캠페인 기간에 시카고의 전국 아시안 아메리칸 오바마 선거 본부에서 부디렉터로 활약했던 벳시 김(44) 변호사는 오바마 후보가 최초의 소수계 대통령으로서 미국을 이끌게 된 것을 보며 느낀 의의를 이같은 말로 압축했다.
김 변호사는 “많은 흑인 친구들이 이처럼 빨리 흑인 대통령을 보는 날이 올 줄은 몰랐다고 한다”며 미국내 소수계들에게 오바마 대통령 당선이 주는 의의가 정말 크다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대선 선거운동 기간 내내 오바마 캠프의 아시안 담당 부책임자로 한인을 비롯한 아시안 유권자 대상 홍보 전략을 지휘한 그는 오바마 후보의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순간 “우리가 실제로 해냈다는 감격에 눈물이 앞을 가렸다”며 “정말 미국이 자랑스러웠다”고 회고했다.
한인 2세인 김 변호사는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와 고향이 같은 하와이 출신이다. 포모나 칼리지를 다니며 대학시절을 남가주에서 보냈고 대학 졸업 후 애리조나 주립대 법대를 거쳐 변호사가 됐다.
파산법 변호사로 활동하던 김씨가 정치에 발을 들이게 된 것은 1996년이었다. 빌 클린턴 대통령의 재선 캠페인 진영에서 일을 할 기회를 잡게 된 것. 클린턴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김 변호사는 연방 상무부 산하 중소기업청(SBA)에 고문 변호사로 위촉받아 클린턴 정부에서 일을 하게 됐다.
이후 김 변호사는 민주당 전국위원회 산하 ‘아메리칸 머조리티 파트너십’의 부디렉터로서 하워드 딘 의장에게 아시아 태평양계 관련 이슈들에 대한 정책 조언과 전국 아시아계 대상 홍보를 담당하는 역할을 맡아 활약하다 오바마 상원의원이 민주당 대선 주자로 지명이 되면서 오바마 캠프의 아시안 담당 홍보 책임자로 발탁된 것이다.
김 변호사는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가 취임을 앞두고 진행하고 있는 내각과 백악관 등 주요 직책의 인선 행보가 한인을 비롯한 아시안 아메리칸 커뮤니티에 매우 고무적인 것이라며 반겼다.
“내각에 2명의 아시아계 장관이 지명되고 백악관에도 대민 관계국장 등 고위직에 아시안들이 줄줄이 임명되고 있습니다. 아직 오바마 당선자가 취임 전임을 고려할 때 이는 아시안 아메리칸 커뮤니티에 획기적인 진전을 가져오는 것이라 확신합니다”
맨 왼쪽
라이언 김
오바마를 위한 아시안 연대 회장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이 한인을 비롯한 아시안들에게 미국 정치와 선거에 대한 관심을 더욱 크게 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작년 대선에서 뉴욕·뉴저지·코네티컷 등 동부지역 3개 주의 오바마 아시안 후원 조직인 ‘오바마를 위한 아시안 연대’를 주도하며 오바마 후보 당선을 위해 앞장섰던 라이언 김(32·한국명 김대용) 회장은 오바마 당선자가 상징하는 소수계 대통령의 탄생을 미국 내 한인 커뮤니티 정치력 신장의 토대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오바마 정부에서 많은 아시안 아메리칸들이 정부 요직에 진출하는 것들이 한인 젊은 세대들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불어넣어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고교 3학년 때 이민 온 1.5세로 LA 인근 팰리세이즈 고교를 졸업한 남가주 출신이다. UC버클리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뉴욕대 대학원을 거쳐 뉴욕 맨해턴 금융가에 뛰어들어 일하던 그가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를 만난 것은 지난 2006년이었다.
당시는 대통령 선거 출마 의사도 알려지지 않았던 오바마 상원의원을 대면하고 그의 인물됨과 비전에 반했다는 김씨는 이후 뉴저지주 지역 젊은 정치인들과 함께 오바마 지지 모임을 함께 하며 일찌감치 오바마 후원에 뛰어들었다.
김씨는 민주당 경선을 앞두고 자원봉사자로 선거 운동 지원에 나서기 시작했는데 지난해 초 선거 운동 중에 아시안들의 관심과 참여가 너무 없는 것을 깨닫고 뉴욕·뉴저지 지역 오바마 선거본부를 직접 찾아가 한인을 비롯한 아시아계 유권자들의 현황을 설명하고 어떻게 효과적인 선거전략을 펼칠 수 있을지를 즉석 브리핑하는 열성을 보였다.
맨해턴 금융기관에 다니던 김씨는 대선이 가까워오자 직장까지 그만두며 선거운동에 전념했고 캠페인 막바지에 뉴저지주에서 열린 오바마·매케인 양측 캠프의 대리인 정책 토론회에서 오바마 캠프를 대표해 토론을 벌여 주목을 받기도 했다.
김씨는 “많은 한인 젊은이들이 적극적으로 정치와 선거에 참여해 한인들의 이슈와 목소리를 주류 무대에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반영할 수 있어야 하며 그와 같은 길을 보여주는 롤 모델이 되고 싶다”며 “한인사회가 우리끼리만 뭉쳐서는 힘을 내기 힘들고 타인종 및 타커뮤니티와 더욱 연대하고 공통된 이슈가 있을 때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노력하며 성장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진 강… 오드리 최… 애나 김… 이들을 주목하라
‘오바마 시대, 이들을 주목하라’
역사적 출범을 앞둔 오바마 대통령 시대를 맞아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오바마의 한인들이 주목되고 있다.
오바마 당선자의 근거지인 시카고에서 활약해 온 젊은 한인 2세 유진 강(24)씨가 대표적 인물이다. 미시간 주립대 재학 중 대학생 신분으로 앤아버 시의원 선거에 도전장을 내기도 했던 강씨는 현재 오바마 당선자의 정치 보좌관으로 그를 항상 곁에서 수행하며 일정 관리 등 참모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백악관 입성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또 오바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활동하는 한인들도 있다.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백악관 경제자문위원 실장으로 활약했던 한인 2세 오드리 최(40·한국명 최경옥)씨가 오바마 인수위에서도 정부점검팀의 경제자문 팀장을 맡고 있으며 또 다른 젊은 한인 애나 김(25·한국명 김소현)씨도 인수위 실무자로 발탁돼 활동하고 있다.
한인 정치인 가운데는 뉴저지주 에디슨시의 준 최(한국명 최준희) 시장이 꼽힌다. 최 시장은 민주당 경선 이전부터 일찌감치 오바마 후보 지지를 표명하고 적극적인 후원 활동을 했으며, 최 시장이 2005년 에디슨 시장에 출마할 당시 오바마 상원의원이 직접 선거 지원에 나설 만큼 각별한 정치적 인연을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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