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애는 올해 LPGA 투어에서 이미 메이저 타이틀을 보유한 특별한 루키로 ‘올해의 선수’까지 넘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소렌스탐 공백 메울 스타
‘신인왕·올해의 선수’
동시 수상 유력한 기대주
2009년에는 LPGA 투어 사상 첫 한국인 ‘올해의 선수’ 등극을 기대해 볼만하다. 2008년에 초청선수 자격으로 간간이 나와 메이저 타이틀(브리티시 여자오픈)을 포함, 이미 3승을 쓸어 담은 초대형 루키 신지애(19)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미국무대에 뛰어들기 때문이다. 참고로 LPGA 투어 ‘올해의 선수’는 박세리도 한 번 못 해낸 위업이다.
“LPGA 투어가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란 걸출한 스타를 잃었지만 (오는 4월) 20세가 될 새로운 스타, 신지애를 얻었는지도 모른다.”
뉴욕타임스(NYT)도 신지애를 알아 봤다. 작년 11월25일 한국 여자프로골프의 간판 신지애가 소렌스탐의 은퇴시기에 맞춰 ADT 챔피언십에서 우승함으로써 완벽한 타이밍에 미국 골프팬들에게 존재를 각인시켰다면서 이렇게 신지애를 집중 조명했다.
골프월드 칼럼니스트 론 시락도 작년 11월28일 “LPGA 투어 사무국은 일찌감치 내년 신인왕 트로피에 신지애의 이름을 새기기 시작해야 할 것”이라며 “1978년 낸시 로페스 이후 처음으로 신인왕과 올해의 선수상을 휩쓸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올해 신입생 중에는 13세 때부터 그 이름을 날리던 ‘밀리언 달러 베이비’ 미셸 위(19)와 NCAA 챔피언 스테이시 루이스도 있다는 점은 안중에 없는 모양이다.
골프월드는 이어 “신지애의 플레이스타일은 소렌스탐을 닮았다. 실수 없이 파를 지켜나가는 신지애의 방식은 소렌스탐의 경기운영 방식과 비슷하다”라고 평했다.
한국 언론에서는 이미 신지애가 ‘지존’이다. 풀이하기 나름이지만 작년 한국과 일본 투어에서 따낸 상금까지 계산하면 2008년의 ‘세계 상금왕’은 로레나 오초아가 아닌 신지애라는 주장까지 있다. LPGA투어 상금랭킹 1위인 오초아가 22개 대회에 나가 7승을 올리며 276만3,193만달러를 거둬들인 반면 신지애는 그 절반인 11개 대회에 출전, 186만9,449달러를 벌었기 때문이다. 실질적인 투어 상금랭킹 2위로 투어 회원이기에 공식 2위인 폴라 크리머는 신지애보다 15개나 많은 대회에 나가고도 토탈 상금(182만3,992만달러)이 신지애보다 약간 적다. 한마디로 2008년 LPGA 투어 공식 상금랭킹 2위는 신지애의 적수가 못 된다.
2008년 평균타수 공식 1위 역시 오초아였다. 라운드당 69.7타로 여자골퍼 중 유일하게 평균 70타의 벽을 깼다. 2위는 70.47로 소렌스탐, 3위는 70.56의 크리머.
평균 71타 미만을 친 한국선수는 없었고 장정이 71.09로 한국선수 중 가장 낮았는데 신지애는 비회원이라 LPGA 투어 웹사이트에 공식 기록이 없지만 계산해 보면 70.70이란 평균타수가 나온다.
낯선 코스에서 이미 한국선수들 중 가장 낮은 평균타수가 놀랍고 시즌 초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합계 6오버파를 빼면 70.36으로 소렌스탐보다 낮다. 경험이 좀 쌓인 올해는 얼마나 더 낮아질지 모르는 일이다.
한편 신지애는 NYT 기사에서 한국에서 ‘마지막 라운드의 여왕’으로 불리는 유명한 승부사로 미국에서도 볼을 직선으로 친다고 해서 ‘초크라인’(Chalk Line·분필선)이란 별명을 얻은 ‘차세대 박세리’로 상세히 소개했다. 신문은 하지만 14세 때 스크래치골퍼가 된 신지애에 대해 “잘 웃기에 과묵한 박세리보다는 낸시 로페스와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신지애의 미소 뒤에는 슬픈 가정사가 숨어 있는 것도 전했다. 신문은 지난 2003년 교통사고로 어머니를 잃고 남동생과 여동생이 크게 다치는 아픔을 겪었다고 전하면서 신지애도 당시 골프연습이 아니었다면 그 차에 함께 타고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신지애는 이에 대해 “내 모든 골프 경력은 어머니에게 바치는 것”이라면서 “작년 8월 브리티시오픈의 최종일 라운드 직전에도 찬송가를 부르고 어머니께 기도했다”고 말했다.
신지애는 그 동안 LPGA투어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계속 활동하면서 동생들과 가능한 한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고, 동생들이 부상에서 회복된 것을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는 등 집안의 큰 언니(big sister) 역할을 잘 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의 해가 왔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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