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금융위기 후유증 최소화해야”
금융 시장
최운화 커먼웰스 비즈니스은행 행장
지난해 본격화된 금융위기는 금융계를 초토화하고 지나갔다. 그 지나간 자국은 실물경제라는 영역으로 확대되었다고 한다. 금융위기는 뭐고 실물경제는 뭔가. 굳이 알지 않아도 사는데 지장 없던 단어들이 서슴없이 점심시간의 화제로 등장했다. 그래서 새해 경제전망을 해보라고 하는데 이를 더 정확히 고쳐서 표현하면 언제쯤 나아질 것인가라는 질문이 될 것이다. 얼마나 어려웠고 또 지금도 답답하면 언제 나아질 것이냐는 질문에 귀를 기울이겠는가.
지금의 경제전망은 점치는 마음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그저 언제나 이 답답함이 풀릴까 하는 마음에 알고 싶다는 점이나 왠지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이 하는 소리를 들으며 실낱같은 기대를 해보는 것이 다 비슷하다.
올해의 경제전망 운세를 짚어보면 흔히 말하는 삼재라고 하는 편이 가장 적합하다. 작년이 들삼재였고 올해가 중삼재라고 하면 더 그럴 듯하다.
이제 점점 악운의 정점에 빠져 들어가는 것 같아서다.
지난해의 금융위기는 거의 모든 금융권을 흔들어놓았다. 우선 주택 모기지를 많이 가지고 있는 대형은행과 투자은행들이 잘못되었고 연방은행과 재무부에서 자금을 퍼부어 주면서 살릴 은행은 살려주고 그래도 안 되는 은행은 문을 닫게 했다.
올해는 제2차 금융위기를 겪어야 한다. 주택을 넘어 상업용 부동산과 개인 소비자 금융의 문제를 안아야 한다. 그 범위가 훨씬 크고 주로 우리 한인은행과 같은 커뮤니티 은행들 즉 우리 자신의 일이기 때문에 피부로 느낄 것이다.
얼마나 깊이 얼마나 많이 그리고 얼마나 오랫동안 겪을지의 문제일 뿐이다. 금융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실물경제는 잘 될 것으로 보이는 구석이 없다. 주택은 살아날 기미가 없고 실업은 늘고 기업이익이 줄고 소매도 죽고 뭐하나 제대로 기대할 만한 구석이 보이지 않는다. 어디서 이 악순환이 끝날 것인지 계산조차 안 된다.
수출이라도 잘되면 좋겠는데 미국산 상품을 살만한 여유가 있는 국가들이 별로 없다. 아니 하나도 없다는 것이 더 맞다고 하겠다.
정부밖에는 기댈 데가 없다. 지금 시대가 그렇다. 기업도 개인도 외국도 다 힘을 잃고 풀이 죽어 있으니 정부가 나서야 한다. 은행을 살린다, 자동차 3사를 구해준다, 사회 간접자본에 투자한다, 경기부양책을 대규모로 하겠다면서 동분서주하는데 워낙 모든 분야가 다 힘드니 정부도 역부족이다. 이렇게 보면 올해의 경제전망은 한 마디로 겨울이라고 하겠다. 마음과 몸이 다 차갑다. 다 얼어붙었다. 나무도 앙상한 가지를 한 채 얼음 바람만 쓰리게 맞고 있다.
어떻게 하란 말인가. 답은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에게 있지 않을까?
노예의 후손이 대통령이 되었다. 노예시절에 생각도 못했던 일이었을 것이다. 그래도 그 속에서 항상 꿈을 잃지 않았기에 드디어 대통령까지 배출했다.
그러나 꿈을 버리지 않았기에 지금의 영광도 있지만 그 꿈을 지키느라 숱한 박해도 받았다. 봄에 싹이 트기 전에 겨울의 혹한을 견디는 것과 같다. 우주의 섭리다. 꿈을 갖고 견디면 봄이 오면서 찬란히 피어나듯 우리도 이번 혹한을 견디면 또 다른 생명의 경제가 오리라는 믿음을 가져야 할 때다.
그렇다고 쉽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박해받던 인권운동가들처럼 시련도 클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반드시 극복한다. 오바마 시대는 그래서 우리에게 큰 희망을 준다. 힘찬 새해다.
“올 조정기 거쳐 내년엔 집값 회복”
부동산 시장
크리스 엄 남가주한인부동산협회장
2008년 한해를 되돌아보면 부동산 업계처럼 할 말이 많은 업계는 드물 정도로 다사다난했던 한해였던 것 같다. 가격 폭락, short sale, 은행차압 등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못 들어보았던 말부터 구제금융, 융자 재조정 등 생소한 단어까지 다 섭렵하였던 한 해였다.
대체 바닥이 언제인가, 어디까지 내려갈까 하는 게 초미의 관심사다. 각 기관에서 조사한 보고서가 조금씩은 차이가 있지만 2009년 조정기간을 거쳐 2010년쯤에는 활성화 내지는 반등의 해가 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 남가주는 미국 전체 경기를 선도해 나가는 입장이라 그 시가가 더 빨리 도래하지 않을까 하는 게 개인적인 의견이다.
지난 30여년 전부터의 캘리포니아 부동산 사이클을 살펴보면 1972년부터 가격 상승과 하락을 오고 가기 6번을 거쳤다. 다른 시기와 비교해서 이번의 부동산 침체기가 너무 짧지 않나 할 수도 있겠지만 최근에 겪은 부동산 시장 파동은 경이적인 기록과 함께 유례없는 폭락이었다.
전미부동산협회(NAR) 등 부동산 관련 기관에 따르면 올 한해 동안 전국적으로 주택 가치의 하락 규모는 2조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국 주택가격은 지난해에 비해 8.4%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남가주 지역 11월 중간 주택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34.5%나 하락, 28만5,000달러를 기록하면서 2003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LA카운티의 경우 중간 주택가격은 34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1.9%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오렌지카운티 중간 주택가격도 전년 동기에 비해 31.4% 하락한 40만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짧은 시기의 폭락은 또 그만큼 빠른 시간 안에 회복이 가능하다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또 기록적으로 인하된 주택가격은 바이어에게는 분명히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모기지 이자율도 지속적으로 낮아지면서 중산층이나 첫 주택구입자에게는 지금 만큼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도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연방정부가 주택시장 활성화를 위해 마련한 첫 주택구입자를 위한 각종 세제혜택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부동산 시장 침체가 전체 경기 침체를 초래한 부분도 분명 있지만 이 불경기를 헤쳐 나갈 선봉장 또한 부동산 시장이 주도하리라 믿는다.
특히 이곳 남가주 부동산 시장 2009년은 밝은 요소와 함께 전환점을 맞이할 것이다.
“재고 많이 소진… 올 수주량 늘것”
의류 시장
전송택 ‘LA 서플라이’ 사장
“향후 경기 흐름을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의류도매업계가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게 될 것만은 확실합니다.”
샌타페스프링스에서 염료업체 ‘LA 서플라이’를 운영하고 있는 전송택 사장은 “의식주는 삶의 기본이라 사람들은 옷을 입게 마련이다. 특히 사람들은 오래 된 옷에 싫증을 느끼고 새 옷을 사 입고 있어 의류도매업계는 생존할 것”이라는 점을 전제로 향후 업계에 대한 소견을 밝혔다.
그는 “업계의 경기가 언제 좋아질 것이냐는 질문을 종종 받고 있다”며 “업계가 언제 봄날을 맞이할 것인가는 미지수이지만 업주들의 노력에 따라 그 날이 당겨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1989년에 문을 연 ‘LA 서플라이’ 사무실 벽에는 실, 천, 옷을 염색하는데 사용되는 다양한 컬러 샘플이 붙어 있어 회사 영업의 특성을 가늠케 해준다.
원단 및 염색업체들을 주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어 ‘LA 서플라이’는 전반적인 의류업계 흐름을 숙지하고 있다.
섬유산업에서 염료회사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적은 편이다. 그러나 전 사장
은 “옷에 색을 입힘으로써 옷의 부가가치는 크게 올라가게 된다”며 염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전 사장은 “의류도매업소를 운영하는 한인들은 치열한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독특한 원단을 사용한 새로운 디자인 개발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며 “장기적인 자금 운용 계획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올해 업계가 힘든 나날을 보냈다면 그 이유는 업소들의 심한 경쟁으로 마진이 줄었고 이에 따라 새로운 옷을 만들어내는 등 진취적인 영업을 위한 여유 자금이 부족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진단했다.
전 사장은 “연말을 맞아 의류소매점들이 대대적인 할인 판매를 실시, 재고가 거의 떨어지게 될 것이라 내년 초에는 의류도매업계의 일감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이런 분위기가 얼마나 지속될지 여부가 의류도매업계의 불황 탈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사장은 마지막으로 “업소들은 영업 확장을 위한 자금을 필요로 하지만 금융위기로 금융기관들이 대출 심사를 보다 엄격하게 실시하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좋은 신용 기록을 쌓아두는 것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말했다.
<황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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