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첫 거처 ‘헤이 애덤스’ 호텔
백악관 최고전망, 링컨 특보 私邸, 유령 전설도 간직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은 오는 4일 워싱턴에 입성해 백악관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헤이 애덤스 호텔에서 본격적인 취임식 준비와 정국 구상에 돌입한다.
오바마 당선인과 가족들은 백악관 영빈관인 `블레어 하우스’에 들어가는 15일까지 라파예트 광장 건너편에 있는 워싱턴의 최고급 호텔 가운데 하나인 이 호텔에서 11박12일 동안 비교적 장기 체류할 예정이다.
전 세계가 오바마 시대의 출범을 앞두고 오바마 당선인이 세계경제 위기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폭력사태 등에 대해 제시할 해법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그가 임시 거처로 정한 헤이 애덤스 호텔도 덩달아 유명세를 타고 있다.
미국과 세계 정치의 중심이 오바마 당선인의 정권인수위원회 사무실이 있는 시카고에서 백악관 입성 전까지 워싱턴의 해이 애덤스 호텔로 옮겨지기 때문이다.
헤이 애덤스 호텔은 10여일 뒤 오바마 당선인의 공식 숙소가 될 백악관과 거리상 매우 가깝고 오바마 당선인이 묵는 객실에서 가장 잘 바라다보이는 건물이 바로 백악관이기도 하다.
헤이 애덤스 호텔은 ‘내려다볼 수 있는 게 백악관밖에 없는 곳’이라는 표어로 호텔을 선전할 정도로 최고 전망을 자랑한다. 특히 이 호텔의 지붕은 TV와 영화 등에서 백악관 전경 사진을 찍는 장소로도 유명하다.
1928년에 문을 연 르네상스 스타일의 이 호텔은 오바마 당선인이 개인적으로 가장 존경하는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의 특보를 지낸 존 헤이 전 국무장관과 2대 대통령 존 애덤스와 6대 대통령 존 퀸시 애덤스의 후손인 헨리 애덤스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고 호텔이 세워진 장소도 이들의 사저가 있었던 곳이다.
헤이와 애덤스는 현재 호텔이 세워진 장소 인근의 집들을 1884년에 사서 워싱턴에서 최고 명문 사교의 장으로 만들었다.
이곳에는 시어도어 루스벨트 전 대통령과 마크 다윈, 헨리 제임스와 같은 유명인사들이 드나들며 정치와 문학, 과학, 예술을 논했다. 이들의 사저는 호텔로 다시 지어지기 전인 1910년대 초 브라질 대사관으로 잠시 임대되기도 했다.
이 호텔에는 유령이 출몰한다는 전설도 있다. 애덤스의 부인 클로버가 1885년 자살했는데 그녀의 유령이 12월에 호텔 4층 복도에서 자주 나타난다는 이야기가 워싱턴에 나돌고 있다.
현재 모습의 호텔은 2001년부터 2002년까지 2억달러를 들여 개보수했고 21개의 스위트룸을 포함 141개 객실을 갖추고 있다.
호텔 객실 요금은 웹사이트에서 일반 객실은 2인 기준으로 1박에 565∼1천500달러, 스위트룸은 2천200달러와 3천200달러로 책정돼 있으며 오바마 취임식을 앞두고서는 워싱턴에 2백여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돼 호텔 객실요금은 현재 책정된 것보다 2~3배 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오바마 당선인이 이 호텔에서 체류하면서 드는 비용은 대통령 인수위에서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오바마 당선인은 두 딸 말리아(10)와 사샤(7)가 다니게 될 시드웰 프렌즈 스쿨이 오는 5일부터 다시 개학함에 따라 다른 대통령들보다 서둘러 워싱턴에 입성하게 됐다. 그는 처음에는 블레어 하우스에서 머물기를 희망했지만, 블레어 하우스가 외국 국빈들과의 예약이 꽉 차 있어 부득이하게 다른 거처를 정하게 됐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재홍 특파원
jae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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