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IT의 귀재로 불리는 애플사의 스티브 잡스가 `호르몬 불균형’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애플의 후계자 문제가 부상되고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6일 잡스가 비록 암이 재발한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호르몬 이상으로 치료를 받는 상황에 있기 때문에 애플의 미래에 대해 고민해야 할 시점이 됐다고 보도했다.
뉴스위크는 잡스가 그동안 건강 이상설에 시달리면서 언론 등을 향해 강한 불만을 토로했던 사실을 비판하며 빌 게이츠가 마이크로소프트(MS) 후계 문제를 원만하게 처리했던 사례와 비교된다고 꼬집었다.
잡스는 지난 5일 자신의 건강 문제와 관련, 몸무게가 계속 줄어든 이유가 호르몬 불균형 증세에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치료를 받고 있다고 고백하는 자필 서한을 공개했다.
잡스는 서한 말미에 이젠 내가 하고 싶은 얘기보다 더 많은 얘기를 했고 앞으로 할 수 있는 얘기도 이게 전부라며 `건강 이상설’을 둘러싼 세간의 의혹에 불만스런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2004년 수술을 받은 췌장암이 재발하지 않았다는 점은 일단 다행스런 일로 받아들여졌고 애플 주가는 잡스의 서한 내용이 공개된 뒤 하루만에 4달러가 폭등, 주당 94달러로 마감했다.
잡스에 대한 건강 이상설은 지난해 6월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애플의 본사 기자회견장에 잡스가 수척하고 야윈 모습으로 등장, 췌장암 재발로 수술을 받았다는 등 소문이 퍼지면서 비롯됐다.
잡스는 건강 이상설이 나돈 직후인 지난해 7월 뉴욕타임스 한 칼럼니스트와 `오프더 레코드’ 인터뷰를 갖고 건강 문제를 거론한 기자를 향해 `악취나는 물통’이라고 모욕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최근에는 잡스가 IT 최대의 연례 신제품 전시회이자 시사회인 `맥월드’ 컨퍼런스 기조 연설을 하지 않기로 건강 이상설을 둘러싼 의혹은 더욱 증폭돼 왔다.
뉴스위크는 자신의 건강 이상설에 대해 침묵과 불만 섞인 발언 등으로 일관해 온 잡스가 스스로 건강 이상 증세를 공개한 만큼 애플의 미래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빌 게이츠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상징이자 동의어로 인식돼 온 것처럼 스티브 잡스는 곧 애플이고 애플의 독점 브랜드로 여겨져 왔다.
게이츠는 사전에 스티브 발머를 후계자로 지명, 경영 수업을 쌓게 하면서 별다른 잡음과 부작용없이 자연스럽게 마이크로소프트의 CEO 자리를 인계하는 탁월한 리더십을 보이며 `절대 강자’로서의 인격까지 널리 평가받고 있다.
뉴스위크는 잡스가 치료 과정에서도 경영권을 유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잡스 본인이 아닌 애플의 미래를 진정 걱정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미 일간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은 이와 관련, 잡스가 암수술을 받았던 지난 2004년 경영권을 일시 대리한 애플 최고운영책임자(COO) 팀 쿡, 마케팅 수석부사장 필립 쉴러 등을 후계자 그룹으로 거론했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성용 특파원
k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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