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평의회가 주정부의 예산삭감 추진과 관련, 9일 신입생 입학정원 ‘2,300명 축소’라는 고육책을 내놓았다. 14일 열리는 UC평의회 긴급회의에서 이 안건이 다뤄질 예정이지만, 이 축소안이 통과될 경우 UC의 신입생 입학 정원은 지난해(2008년 가을학기) 총 3만7,000명에서 올해(2009년 가을학기) 3만5,300명으로 줄어들게 된다. 이 안이 불러올 수 있는 파장을 짚어본다.
<백두현 기자>
입학사정 기준 예년과 변화없어
올 편입생 정원은 500명 늘어나
지난해 UC계열의 대학들은 사상 최고치인 12만1,005명으로부터 입학 원서를 받았다. 이중 7만7,521명이 합격 통지를 받았으며 합격자 가운데 절반 정도인 3만7,000명이 UC계열 대학에 입학했다. 올해는 정원축소가 반영될 경우 합격자 수가 7만명 정도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올 가을학기 지원자 및 학부모들은 현재 진행중인 입학사정 방식에 변화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에 대해 UC측은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UC시스템 리카도 바스케즈 대변인은 “정원 축소와 사상 최대 지원이란 요소가 맞물리면서 입학 경쟁률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원이 축소되었다고 해도 기본적인 사정 기준은 예년과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UC 내부에서는 변화를 모색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UC평의회는 오는 2012년 가을학기부터 입학하는 지원자들부터 적용되는 UC 입학자격 조건을 강화하는 방안을 현재 구체적인 것은 아니지만 타당성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UC는 보다 많은 학생들에게 교육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비교적 낮은 입학 자격 조건을 유지해 왔다. 실제로 지난 5년 전만해도 고등학교 10∼11학년 ‘A-G’ 과목 성적(GPA)이 2.8이상이면 합격이 가능했다. 그러나 현재는 GPA가 3.0 이상(타주 학생은 3.4 이상)으로 높아졌다.
이처럼 입학기준이 높아지는 이유는 UC지원자들의 실력 향상과 철저한 준비가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UC를 지원 학생들이 평균 3.6개 캠퍼스에 지원서를 제출하고 있으며, 1차 지망 캠퍼스로부터 합격통지서를 받는 학생은 30% 정도에 불과한데, 이 수치는 올해부터 정원축소의 영향으로 더욱 낮아지게 된다.
많은 UC 관계자들과 교육 전문가들은 주정부가 재정난에서 벗어나 UC의 입학 정원이 크게 늘어나지 않는 이상 입학 자격 조건은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
이 안에서 관심을 모으는 또 다른 대목은 UCLA와 UC버클리 정원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다른 UC계열의 경쟁률을 높이는 결과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되며, 신생인 UC머세드 학생 충원을 가속화 시킬 것으로 보인다. 마크 유도프 총괄총장은 수차례 1차 지원에 실패한 지원자들을 위해 UC머세드로 돌릴 것임을 강조해 왔다.
이밖에 편입생에 대한 입학 정원을 지난해 1만5,800명에서 올해는 1만6,300명으로 500명이 늘어나 커뮤니티 칼리지에 재학중인 학생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되고 있다.
UC 총괄총장 마크 유도프는 재정난 타개를 위해 입학 정원 축소는 불가피하다고 9일 밝혔다.
UC 대변인 바스케즈 인터뷰
“등록금 인상보다 학생 덜 뽑기로”
▲2009년 가을학기 지원자 수가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사정 기준도 바뀌는 것이 아닌가?
-기본적인 사정기준은 바뀌지 않는다. UC평의회가 지난 2001년 채택한 ‘포괄적 평가’정책이 종전과 같이 적용된다. 단지 경쟁률이 높아졌기 때문에 학생 입장에서는 입학을 위한 성적은 물론 모든 준비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실질적으로 어느 정도 줄어들 예정인가?
-총장이 오늘 발표한 수치는 2,300명이지만 아직까지는 정확하게 몇 명이 줄어든다는 것을 말하기 힘들다. 지난해의 경우 12만여명이 지원해 7만7,000여명이 합격 통지를 받았다. 올해는 이보다 적은 학생들이 합격 통지를 받을 것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는데 정확한 치수는 각 캠퍼스 별로 합격자를 구분한 다음 알려질 것 같다.
▲재정난에 허덕이다 보면 학생들의 등록금도 크게 인상되는 것이 아닌가?
-현재 UC 평의회는 등록금이 크게 인상되는 것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UC 등록금은 그동안 매년 10% 정도 인상되고 있었다. 이번에도 평의회는 9.2% 정도 인상을 고려하고 있지만 그 이상의 인상은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물론 재정사정이 더욱 악화될 경우 등록금을 추가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단 등록금 인상보다는 정원 축소로 위기를 극복하자는 것이 평의회의 플랜이다.
▲현재 재정난이 어느 정도 심각한 것인가?
-매우 심각하다고 보면 된다.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앞으로 1년6개월 동안 400억달러의 재정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이중 40%가 교육 예산으로 사용되고 있다. UC 시스템의 1년 예산은 200억달러 정도인데 이중 많은 부분을 주정부가 담당하고 있다. 주정부와 UC 평의회는 매년 UC의 학생 정원을 2.5% 정도 늘려오고 있다. 이렇게 정원을 늘리기 위해서는 연 2억달러의 예산 증가가 필요한데 올해부터는 예산이 늘어나는 것은 고사하고 주정부는 1억3,000만달러의 삭감안을 발표한 상태다.
▲이번 재정난이 UC 정원에 미치는 영향은?
-그동안 UC 시스템은 주정부에서 주어진 예산보다 1만1,000명 정도 많은 학생들을 입학시키고 있다. 말 그대로 ‘정원 초과’로 각 캠퍼스가 운영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번 재정난으로 인해 예산이 크게 줄어들면서 추가로 입학시키던 학생들은 물론 그동안 유지해 왔던 정원도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정원을 현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서도 1억달러의 추가 예산이 필요한 상태인데 예산 증가는 기대할 수 없고 현재 예산 축소를 최대한으로 방지하기 위해 관계자들이 다방면에서 노력하고 있다. 오늘 발표된 정원 축소안이 그대로 통과되면 현재 UC의 추가 정원은 1만1,000명에서 9,000명 수준으로 일단 줄어들게 된다.
▲학비재정보조(Financial Aid)에도 타격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는데?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는 말하기 어렵겠지만 학생들에게 필요한 재정보조는 전달될 예정이다. 그동안 UC 시스템은 저소득층 학생들은 물론 중산층 학생들을 위해서도 재정보조 금액을 최대한으로 지불하는 것이 정책이었다. 재정보조에 대한 타격은 가장 나중에 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일단 이번 재정난으로 인해 재정보조의 경우 주정부가 전달하는 칼-그렌트에 영향이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매년 늘어났던 칼-그렌트 수여 조건의 수입 기준이 전년과 같은 수준으로 동결되고 새롭게 실시될 예정이었던 컴페티티브 칼-그렌트 프로그램이 폐지된다.-편집자주)
UC평의회 2001년 채택
‘포괄적 평가’ 기준 고려
UC평의회가 지난 2001년 채택한 ‘포괄적 평가’(Comprehensive Review) 정책 아래 모든 UC계열 대학은 신입생 전형 때 아래와 같은 기준을 참작한다.
1. UC 필수과목(A-G)과 UC가 인정하는 어너스 과목의 전체 GPA를 기준으로 한다.
2. ACT 점수+작문 또는 SAT Resoning Test 점수+SAT II 두 과목 점수
3. UC 필수과목 외 과목의 수준 및 성적 그리고 학업성취도(과목수, 과목내용, 과목점수)
4. UC가 인정하는 어너스, AP, 고급 IB, 대학과목 수강 수와 성적
5. 11학년 성적이 재학 고교 상위 4%에 속하는지 여부(ELC 자격)
6. 12학년 수강 또는 수강계획 과목 수와 수준 그리고 난이도
7. 재학고교의 교육환경 및 수준에 비한 학업성취도
8. 특출 나게 뛰어난 과목이 있는가?
9. 교내 특별행사 또는 프로그램 등에서 프로젝트나 수상경력 등
10. 10∼11학년 학업향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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