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을 뛴다’
“한인사회에 적극 동참할 터”
작년 당선 후 현재 연수 중…내달 12일 정식 취임
2년간은 가족법 케이스만
워싱턴주 유일의 한인판사로 14년에 걸쳐 수 천 건의 케이스를 재판해온 지명희(미국명 매리앤 스피어맨, 51, 사진)씨는 요즘 새삼스럽게 판사업무 연수를 받느라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
지난해 킹 카운티 슈피리어 법원 판사 53 포지션에 출마해 당선된 지 판사는 연초부터 시작된 빡빡한 법원연수 일정을 마치고 나면 내달 12일부터 정식으로 판사 직을 수행하게 된다.
워싱턴대학(UW) 법대 졸업 후 잠시 변호사로 일한 후 시 및 카운티 법원 판사로 재직해온 그녀는 지난해 양자대결을 벌인 예비선거에서 역시 변호사 출신인 앤 대니엘리 후보를 압도적인 표차로 누르고 승리, 일찌감치 당선을 확정 지었었다.
그 동안 지방법원에서 가정폭력과 음주운전(DUI) 케이스를 주로 다룬 지 판사는 그 가운데 한인이 연루된 경우도 종종 있었고 폭행 케이스도 술에 취해 저지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며 한인남성들 사이에 편만한 음주문제의 심각성을 꼬집었다.
그녀는 부동산이나 가족문제 등 보다 복잡한 케이스를 담당하는 슈피리어 법원 판사로서 앞으로 2년간은 이혼, 아동보호, 입양 등 가족법만을 전문으로 다룰 예정이다.
지난 선거에서 보여준 한인사회의 후원에 크게 감동했다는 지 판사는 앞으로 한인사회 활동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다짐했다. 우선, 한인 변호사협회(KABA)의 조언자를 자임, 젊은 한인변호사나 학생들과 자주 모임을 갖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23일에는 이승영 전 쇼어라인 시의원의 주선으로 한국의 법대 교수와 학생일행이 지 판사를 방문, 법원을 견학하고 대화를 나눴다.
앞으로 많은 한인들이 판사 직에 도전하기를 기대한다는 그녀는 판사 직이 선거라는 정치적인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한인들이 기피하는 것 같다고 나름대로 분석했다.
지 판사는 재작년 6월 시애틀을 방문한 노무현 당시 대통령이 주최한 동포간담회에 초대돼 참석했으나 노 대통령의 연설내용을 합석한 이승영씨의 통역으로 겨우 알아들었다며 안타까워했다. 한인으로 한국말을 못하는 것을 크게 후회하는 그녀는 이중언어를 구사하는 한인 변호사들이 부럽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판사로서 사회정의 실현에 기여하는 자신의 역할에 크게 만족해 하는 그녀는 “공정한 재판을 통해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녀는 전직 판사이며 현재 변호사인 남편 마이클 스피어맨의 ‘외조’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지 판사는 틈날 때마다 조깅으로 건강을 유지하고 스트레스를 푼다. 하지만 캐피털 힐에 있는 자택의 넓은 정원을 가꾸는 일과 가사일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별다른 여가생활은 즐길 짬이 없다고 말했다.
올해는 시간을 내서 뉴저지주 서머셋에 사는 모친 김규수(80)씨를 방문할 계획인 그녀는 아직도 가본 적이 없는 한국에 꼭 한번 가보는 것이 꿈이라며 웃었다.
김정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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