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전 근성’이란 근대화 시대에 지전(紙錢:종이화폐)이 새로이 나왔음에도 과거의 동전(銅錢:구리화폐)에 익숙하여 종이화폐를 오히려 쓰지 않으려 하고 불편해한다는 점에서 전 근대적 의식 즉 봉건의식을 스스로 깨지 못하는 정신이라는 점을 단적으로 표현하는 말이었다고 한다. 지폐는 종이라 아무런 가치가 없어보이지만, 엽전은 소맷자락 안 깊숙히 또는 핫바지 안에 넣고 다니면 묵직하게 느껴지는 게 정말 보화를 지닌 기분을 내게했다. 왜 소맷자락과 핫바지가 그렇게 생겼는지 이제야 알 것 같다.
이 엽전 근성으로, 옛부터 내려오는 몹쓸 버릇들만이 전해져서 오늘날도 이 버릇에서 헤어나질 못하고 있다. 당파 싸움의 전통으로 그저 미운 저놈이 하는 일이면 무조건 나쁘다고 단정짓고, 자신들의 생각만 관철시키고자하는 “전부(全部) 아니면 전무(全無)”의 사고 방식으로 타협을 전혀 할 줄 모르는 전통만이 우리를 지배하고있다. 패거리 문화와 자기 과시도 한몫을 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299명의 조폭들이 국회 안에서 난장판을 벌리며, 1963년 한국에서 잠자던 일가족을 향해 도끼를 마구 휘두르던 살인마 ‘고 재봉’이 하던대로 법을 유린하고 있지 않은가? 바지 저고리 입고 경신술을 부리는 의원님도 TV에서 보고 또 봤다. 차라리 짚신과 버선도 신고 좀 완벽하게 하실 것이지. 게다가, 여당 및 야당이 있어도 그놈이 그놈 같아보이고, 친국민은 없고 친아무개만 있어 사색 당쟁을 그대로 답습했으니, 국민들은 죽으나 사나 그 여의도의 조폭들을 먹여 살려야할 판이다. 연일 수만명의 실업자가 나오고, 생활고로 자살하는 국민들이 있어도, 자신들의 세비 인상할 때에만 합의하는 정도이니 도무지 타협을 할 줄을 모른다.
자녀들이 고등학교 다닐 때, 웅변과 토론을 (speech and debate) 과외활동으로 하는 바람에 6년간 따라다니면서 심판을 했었다. 이를 통해서 멱살을 잡지 않아도 얼마든지 대화로 풀어나갈 수 있음을 배웠다. 미국 시찰을 오는 한국 국회의원들은 “미국 의회 내에서 멱살을 잡는 일을 한번도 본 적이 없다”고 그들의 시찰 보고서에 써야할 것 같다.
어디 국회 뿐인가? 가까이로는 상항 지역 한인회 인계 인수도 잡음만 내고 있으니 한인회가 꼭 필요한 단체인가? 소맷자락 깊숙한 곳의 엽전이 문제란다. 26대는 임기 말에 인계를 투명하게할 것인가? 오클랜드 지역의 노인회도 주먹구구식으로 재정을 관리하다 공금도 내 호주머니에 있으니 내 돈같이 느껴져서 마구 쓰고는 영수증도 없단다. 크고 작은 한인 단체들이 무슨 엽전 근성의 계승자들 같다.
그러면서 감투는 왜그리 좋아하는지, 모두 무슨 감투 달기를 좋아한다. 옛날에는 영감, 대감 등으로 ‘감’을 좋아하더니 요즘은 팀장에다 이사장 등 모두 ‘장”이다. 또한, 예배드리러 교회나가면 모두 집사란다. 집사가 아니면 천국 문 앞에서 통과되지도 못하는 것 같다. 아무리 성경의 사도행전을 뒤져봐도 모두가 집사가 되었다는 말씀은 찾을 수가 없다. 한인 교회에서만 볼 수있는 풍경이다.
이제 우리는 이 핫바지 전통을 깨뜨려야 하겠다. 그냥 양보도 좀 하고, 타협하는 것도 좀 배우고, 감투보다는 자기 이름이나 잘 간직하면서 살자. 타협이란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공생하는 일이다. 내가 아무리 외쳐도 야당 의원들이 국회를 벗어나서 또 시위를 할 모양이다. 그래, 우리 다 엽전들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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