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는 원래 길이를 그대로 쓰는 거예요. 세로는 12인치 반을 재서 아래 광고부분은 잘라내고, 옆으로 들어가는 부분은 3인치 반을 재서 접고…” 헌 신문지를 재단하는 사람이 있다. 버려지는 신문지에서 ‘쓸 만한 페이지’를 찾아내 자로 재고, 가위로 자른다.
82세 할머니인 김정옥씨
양장점 경력 손재주로 오리고 붙이고…
오는 5일 한미여성회 바자서 판매
풀을 붙여 완성된 작품은 다름 아닌 ‘핸드메이드 신문지 샤핑백’. 본보 1면을 장식했던 김연아 선수의 사진을 활용해 만든 ‘김연아 샤핑백’에서부터 최근 선종한 고 김수환 추기경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은 샤핑백에 이르기까지 하루하루 신문을 장식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샤핑백에 담겨 있다.
‘쓸모 없는’ 신문지로 ‘쓸모 있는 샤핑백’을 만든 이는 한미여성회(KAWA·회장 에스더 김) 회원인 김정옥(82)씨.
김씨는 2월 초 한 TV 프로그램을 통해 어느 일본 여성이 만든 신문지 샤핑백이 뉴욕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한국 신문으로도 해보고 싶었다. 한국에서 약 20년간 양장점을 운영했던 ‘손재주’를 활용해 신문지를 펴들었다. 생각처럼 쉽지는 않았다.
신문 속 유명인들의 사진이 잘리지 않도록 정확히 치수를 계산해야 했고, 일반 종이보다 얇은 신문지가 힘을 받을 수 있도록 두 장을 겹쳐 붙여야 했다. 손잡이나 바닥이 찢어지지 않도록 덧붙이는 데는 ‘못쓰게 된’ 지난해 달력이 큰 역할을 했다.
종이가 울지 않도록 만드는 데는 풀의 양이 중요했고, 다리미로 정성껏 다려 빳빳하게 만들었다. 마지막에 바람과 햇볕이 잘 드는 침대 위에 올려놓으면 작품 완성. 꼼꼼하게 손이 많이 가기 때문에 한 개를 다 만들고 나면 30분은 훌쩍 지난다.
김씨는 이미 신문지 100장을 크기에 맞게 잘라놓았으며 지난 2주간 약 30여개의 샤핑백을 완성했다.
완성된 샤핑백은 모두 한미여성회(KAWA)에 기증해 회원들이 구입하거나 오는 3월5일 할리웃 장로병원에서 열리는 바자를 통해 판매할 계획. 수익금은 모두 KAWA 후원금으로 쓰인다.
20여년 전 부터 한달에 두 번은 ‘할리웃 장로병원’에서 신생아복 만들기 자원봉사도 하고 있는 김씨는 “성경에 네 손이 일을 얻는 대로 힘을 다하라는 말씀이 있다. 죽은 뒤에는 아무 일도 할 수 없다”면서 “돈이 많으면 도네이션을 할 텐데 이런 도움 밖에 주지 못해 오히려 쑥스럽다”고 겸손함을 표시했다.
KAWA 회원들은 한결같이 “김씨의 정성이 회원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며 “신문지 샤핑백을 단체로 구입하기 원하시는 분들이 있으면 회원들이 함께 만들어 판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213)386-5292
<김동희 기자>
본보 신문을 활용해 ‘핸드메이드 샤핑백’을 제작한 김정옥(앞줄 가운데)씨가 한미여성회 회원들과 함께 김연아, 고 김수환 추기경 사진이 들어간 샤핑백들을 보여주고 있다. <이은호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