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예정됐던 디지털 방송 의무전환일인 2월 17일이 이미 지났고, 대다수의 방송사들이 이미 기존 채널을 적으면 3개, 많으면 6개까지 쪼개 서브채널(subchannel)로 다채널 방송을 진행하고 있지만 디지털로 방송 방식이 전환되는 것이 어떤 시청환경 변화를 뜻하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한인들이 아직도 많다.
특히 기존 채널들에 대시(-)가 붙어, 마치 세포분열 하듯이 여러 채널로 늘어난다는 개념은 직접 디지털 지상파 TV를 시청해 보지 않는 이상 말만으로 이해시키기 어렵다. 땅덩이가 넓고, 방송국의 송출 신호가 잘 도달하지 않는 특성상 케이블이나 위성방송 가입을 통한 TV 시청에 익숙한 미국 시청자들은 TV가 깔끔하게 나오기만 한다면 둔감할 수 있는 이슈다.
그러나 방송환경의 변화는 이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시청자들의 생활방식의 변화와 이에 따른 업계의 지각변동을 뜻한다. 광고 수입 및 컨텐츠 판매수입이 냉엄하게 맞물려 돌아가는 사실을 고려하면, 한인 경제에도 미치는 영향이 클 것임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디지털 방송 전환 이전에도 LA 한인타운을 기준으로 잡히는 공중파 채널수가 30개에 달했는데, 보통 2~3개, 많을 경우 6개까지 하위채널을 쪼갠 경우도 있기 때문에 시청 가능한 채널수는 최소 60개 이상으로 늘어났다. 여기에 디지털 방송 신호는 “All or Nothing의 개념으로 일단 신호가 잡히는 이상 기존 케이블이나 위성 TV 이상의 화질이 구현되고, 각종 정보의 동시전달과 다국어 캡션 기능도 가능하다.
즉 지상파 TV 시청이 주목적인데 제대로 신호를 잡을 수 없어 케이블이나 위성 TV를 시청하던 가입자들에겐 가입 유인이 크게 사라지게 된 셈이다.
한국어 컨텐츠 부분에서도 채널 18과 44번의 하위채널로 24시간 방송이나, 프라임타임대 방송, 홈쇼핑 채널이건 간에 한국어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채널수와 시간대가 수년전에 비해 급격히 늘어나게 되면서 기존 케이블 및 위성TV 사업자들은 컨텐츠를 차별화해 기존 가입자들을 계속 잡아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디지털 방송 전환에 따른 변화를 일찌감치 내다본 한인들은 새로운 사업가능성을 뚫고 있다. 디지털 방송 전환에 따른 컨버터박스 보급을 위한 쿠폰 발행 사업을 주목해 온 한인은 방송 컨텐츠에 한국어와 중국어 베트남어 등의 캡션이 붙어있을 경우 이를 볼 수 있는 칩이 내장된 디지털컨버터박스 판매를 현실화시켰다.
한인회 등과 공조해 취약계층인 노인층에 디지털 컨버터를 보급하는데 상당한 성과를 거둔 그는 주류방송의 저녁뉴스를 한국어와 중국어로 캡션작업을 해 그날밤 18번 하위 채널로 재전송하는 사업을 현실화시키는 등 디지털 방송 시대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중이다.
방송환경이 변화되더라도 시청자별 컨텐츠에 대한 수요와 시청습관, 지불할 수 있는 비용들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 한인들이 방송 시청 형태를 바꿀지 예단할 수는 없다. 그러나 2009년은 이런 변화가 눈앞에서 진행되는 한해가 되고 있다.
배형직, 경제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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