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김재수 LA 총영사가 주도적으로 개입한, 민주 평통 LA 협의회를 분리해 OC 협의회를 새로 만드는데 방안에 대해 남가주 한인들의 부정적 여론이 많이 있다. 수십년 동안 LA 평통은 그런대로 분열이나 대과없이 화합하며 잘 지속되어 왔다고 본다. 그간 김 총영사의 언행에 대하여 전 LA 한인회장으로서 몇 가지 이해 못할 점이 있어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 총영사가 LA 평통 문제에 깊이 관여하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 또 의도와 관계없이 문제는 이상한 방향으로 확산되고 더 깊은 수렁에 빠질 수 있다고 본다. 헌법기관이자 해외에서 가장 큰 규모인 LA 평통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데 김 총영사가 앞장서서 공개적인 여론 수렴도 하지 않고 조직개편을 요구한다면 아무리 좋은 취지라 해도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본다.
둘째, 상식적으로 공공단체와 관련한 규정을 만들거나 정관 개정 또는 조직을 개편하려면 구성원들의 의견과 여론을 충분히 수렴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김 총영사는 LA 평통 개편안을 여론 수렴도 없이 본국 평통 사무처에 보내고 난 다음에 단체장과 언론들을 총영사관에 불렀다. 이것은 형식적인 짜 맞추기요 한인들을 들러리로 여기는 처사다. 이런 언행은 비판 받아 마땅하다.
셋째, 김 총영사는 해외 국민 참정권이 입법화됨에 따라 앞으로 있을 대통령, 국회의원 선거에서 240만 재외 한인의 표심이 당락을 좌우할 수 있게 된 상황을 개인적 입지와 연관시키려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김 총영사는 우리가 잘 알고 있다시피 OC 한인 출신이다. 이명박 정부 출범 후 LA 총영사로 내정됐을 때 “외교관의 경험이 없다” “BBK 김경준 사건 공로에 따른 낙하산 인사”다 하며 반대 여론이 많았다. 그때 LA 전·현직 한인회장과 단체장들은 그가 부임할 수 있도록 직·간접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부임 후 LA 평통 분할 문제가 발생하기 전까지 짧은 기간임에도 김 총영사는 불철주야 수고를 많이 하고 공도 많이 쌓았다. 수개월 전 김 총영사가 전 LA 한인회장들을 총영사관 관저로 초청한 자리에서도 그간 공로에 칭찬과 격려를 보냈던 적이 있다.
지금 해외 조직 확대를 여권 친위 세력을 확대로 보는 시선이 많은 이 때 총영사가 평통 문제에 깊이 개입 하는 것은 이런 저런 오해를 불러 올 소지가 많은 처사다. 특히 개인의 정치적 야망을 실현하기 위한 수순이라는 시선을 총영사가 받아서는 절대로 안 된다. 그렇게 된다면 김 총영사는 임기 내내 염불에는 맘이 없고 잿밥을 위해서 전력투구 한다는 오해의 늪에서 헤어나기 힘들다. 이것은 한국 정부를 위해서나 한인사회를 위해서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다.
끝으로 부탁하고 싶은 것은 김 총영사는 총영사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면서 LA 평통 분리 문제로 한인사회의 분열과 반목을 조장 한다는 우려를 속히 불식시켜 주길 바란다.
우리 속담에 배나무 밑에서는 갓끈을 고쳐 쓰지 말라고 했다. 아무리 취지가 순수하더라도 해외 한인들에게 참정권이 부여된 시점에 OC 출신 총영사가 평통 분리안을 추진한다는 것은 이런저런 오해를 불러올 수밖에 없는 행동이다. 총영사에 대한 이런 오해는 분열과 잡음의 단초가 될 수밖에 없음을 기억해 주시기 바란다.
황제선
전 LA한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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