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팅’
청소년들이 셀폰을 엉뚱한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워싱턴주에서 고등학교 치어리더 2명이 풋볼 선수들에게 자신의 누드사진을 보내어 정학 당하고, 텍사스주에서는 8학년 학생이 여학생의 누드사진을 유포하다 유치장 신세를 지고, 테네시주에서는 여학생들이 남자 교사에게 누드사진을 보내어 학교를 발칵 뒤집었고, 오하이오주에서는 고교생 제시카 로건이 남친에게 보낸 누드사진이 유출돼 주위 학생들로부터 행실 나쁜 학생으로 손가락질을 당하자 자살했다. 최근, 미국 전역에 전염병처럼 번지고 있는 청소년 섹스팅(Sex+Texting)의 현주소다.
코스모 걸 잡지에 의하면 청소년 45% 이상이 셀폰으로 자신의 누드사진을 보낸 경험이 있다. “펜트하우스에나 볼 수 있는 사진도 있다”고 학생들이 말할 정도로 포르노 수준급 사진을 주고받으며 청소년들이 생각하는 것은 “어떻게 하면 지금 당장 이성의 관심을 끌 수 있을까”이다. 사진을 받은 상대방이 그것을 친구들과 돌려보거나 인터넷에 올리고, 만일 헤어지게 되면 자신의 누드사진이 여러 곳에 뿌려져 그 흔적을 지울 수 없다는 것을 생각지 못한다. 그리고 대학진학, 취업, 더구나 자신이 사회에서 중요한 위치에 오를 때 그 사진 때문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를 염두에 두지 않는다.
장난 삼아 해보는 섹스팅의 원인은 무엇일까. 첫째, 심각한 노출증 증세일 수 있다. 13세 때 프로이드의 자서전을 읽고 임상 심리학자가 된 찰스 소카라이스는 지난 30년 동안 임상경험을 통해 노출증은 어릴 때 정신적 충격이나 심한 무시를 당한 경우에 생긴다고 피력했다. 주목할 것은, 노출증 환자들 가운데 말을 더듬는 경우가 두드러지게 많은데 그것은 “의사소통이 자유롭지 않은 가정에서 자신이 가진 내적갈등을 언어보다 노출행위로 표현하는 것이 쉬웠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둘째, 여자라는 이유로 당하는 교육, 경제, 사회적 불이익을 육감적인 매력으로 상쇄해보려는 무의식적인 항의일 수 있다. 자신의 신체부위 노출 사진을 보고 상대방이 시선을 집중하고, 놀라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며 자신의 존재를 확인함과 동시에 우월감을 만끽하는 것이다.
셋째, 청소년을 보면 그 사회의 건강척도를 알 수있다. 섹스팅이 전염되는 이유는 사회 전체가 신음하고 있다는 징조다. 영화, TV, 신문, 인터넷, 어디를 들여다봐도 야시시한 누드가 있는 사회에서 청소년들이 섹스팅을 하는 것은 자연스런 결과다. 오히려, 텅 빈 머리와 메마른 가슴을 가진 청소년들이 자신만의 줏대를 고집하며 물들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
섹스팅 처방으로 셀폰, 컴퓨터의 사용 금지령을 내리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다. 부모가 24/7 작전으로 아무리 감시한들 청소년들은 빠져 나갈 구멍을 알고 있다. 자신의 몸, 그리고 인생을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만이 그들을 구할 수 있다.
최근 홍콩에서 파문을 일으킨 진관희 섹스 사진의 피해자인 종흔동이 “이런 사건이 벌어질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 사건 후 자살을 여러 차례 생각했다며 눈물을 흘리며 말한 인터뷰 장면을 교육용 자료로 사용한다면 충분한 부담을 줄 것이다.
아니면, “좋은 교육이란 후회를 가르치는 것이다”는 쇼펜하우어의 말처럼 자신의 무책임한 행동을 스스로 후회하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 최선 일수도 있다. 그렇지만, 후회하는 상태가 지속되면 제시카 로건처럼 자신을 파탄으로 몰고 가는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 치명적인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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