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otopia란 신조어가 뜨고있다. 생태계란 뜻의 ‘Eco’ 와 이상향 ‘Utopia’의 합성어다. 미래는 자연과 함께 사는 녹색유토피아여야 한다는 예언적 암시다.
얼마 전 상영된 에니메이션 영화 윌이(Wall-E)는 큰 인기를 모았다. 월이는 총명한 청소부 로봇. 엄청난 쓰레기가 쌓여 아무도 살지 못하게 된 29세기의 지구가 무대이다. 인간들은 쓰레기청소를 로봇들에게 맡긴 채 재벌이 운영하는 우주유람선을 타고 5년간 허공을 떠돌고 있었다. 헌데 독성의 증가로 인간들은 영원히 지구로 귀환 못할 위기에 처한다.
흥미로운 건 미래인간들의 모습이다. 수세기 동안 자동장치와 액체식량에만 의존해 과체중에다 심한 골다공증으로 걷지도 못한다. 비행좌석으로 움직이며 대화도 영상 통화로만 한다. 더 이상 얼굴을 맞대고 소통하지 않는 인간들은 사랑의 교감을 잃어버렸다. 지구를 망친 인간들은 스스로도 영육이 피폐해간다. 영화 월이의 주제는 인간과 자연 회복이다.
이코토피아란 용어를 처음 쓴 이는 칼렌바흐란 과학 소설가였다. 버클리 토박이인 그는 1970년대 환경문제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동명소설을 썼는데 미국서만 40만 부가 팔렸다. 그 후 잊혀졌다가 21세기 녹색환경운동의 관심이 고조되면서 새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다.
그의 소설은 섬찟할 정도로 예언적이다. 미국에 지금처럼 극심한 경제 공황과 오염이 닥친다. 워싱톤, 오레곤과 북가주를 연상시키는 태평양연안 서북 주들은 미연방에서 탈퇴를 선언한다. 그리고 이코토피아 건설을 목표로 삼는다. 탐욕적인 월스트리트 중심의 경제가 아닌 다수 이익을 위한 지속 가능한 정책을 편다. 혁신 불가능한 중앙체제를 벗어나 스칸디나비아 식 지역 토산물 유기농법을 기반으로 한다. 자전거로만 통근하고, 숲과 내는 복원되며, 모든 쓰레기는 재생된다.
오바마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이코토피아를 향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최근 상원은 9개 주, 2백만 에이커를 야생구역으로 지정했다. 수년 간 개발업자들의 반대가 극심했던 안이었다. 그 중 하이라이트가 캘리포니아 시에라네바다 산맥의 페라조(Perazzo) 평원이다. 약 1000에이커나 되는 이 청정지역을 환경보존협회에서 공공기금으로 사들인 것이다. 앞으로도 레이크 타호에서 라센 국립공원에 이르는 2십만 에이커를 공유지로 매입할 예정이다.
놀랍게도 시에라 산간지역엔 사유지가 무려 150만 에이커나 된다. 벌목회사들이 소유주들이다. 1862년 연방정부는 철도부설을 부추기느라 시에라의 거대한 지역을 태평양 철도 회사(PRC)에 무상으로 주었다. 대륙간 철도를 부설하며 마을이 생길 만한 곳은 대개 철도회사 소유가 됐다. 방대한 사유지가 바둑판처럼 불하돼 시에라 체커보드란 별명으로 불렸다.
세월이 가면서 이 철도부지들은 벌목회사들이 사들였다. 지금은 레딩에 있는 시에라 태평양 목재회사(SPI)가 캘리포니아 최대의 땅주인이다. 이들은 아름드리 나무를 베어낸 후, 리조트 개발업자들이나 목장 주들에게 땅을 팔아왔다. 시에라 청정 숲이 지난 200년간 합법적으로 사라져간 이유다.
이코토피아 건설은 사람과 자연의 상생(相生) 모델이다. 서둘지 않으면 영화에서처럼 지구 전체가 쓰레기장으로 변하고,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는 로보토피아가 올지도 모른다. 월이는 훗날 인간들이 우주의 미아로 떠돌지 않도록 우리에게 충고하고있다. 푸른 지구가 인류의 유일한 이상향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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