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람들만큼 노래 부르기를 즐기고 타고난 미성을 지닌 민족도 드문것 같다. 요즘 한국에서 불황을 모르는 업소중의 하나가 노래방이라는 통계까지 나온다고 하니 어떤 장르이든지간에 노래부르기에 대한 열정만큼은 대단한 것 같다 그영향으로 이제 한류열풍이 아시아를 넘어 이 미주 대륙까지 밀려오고있으니까 말이다.
초등학교 4,5학년쯤으로 기억이 되는데 그당시 대학에 다니는 언니가 어렵게 구해온 레코드 한장을 틀어주었다. 흘러나온 노래소리는 악기소리가 전혀 가미되지 않은 순수한 인간의 목소리로 만들어진 아름다운 화음이었다. 인간의 목소리가 저렇게 아름다울수가 있을까 싶은, 잘 다듬어진 여성들의 목소리인줄 알았는데 파리 나무 십자가의 보이 소프라노 합창이었다. 아카펠라 형식의 음악이라는 것이다.
아카펠라(a cappella)는 ‘교회풍으로’ 혹은 ‘성당풍으로’라는 뜻의 이탈리어로 16세기경 성행했던 유럽의 교회 및 성당에서의 악기 반주 없는 합창곡을 말한다고 한다. 즉 ‘신에 대한 찬양’ 방식이라고 할 수 있는데 무반주의 스타일을 취하는 것은 신에 대한 찬양이 가장 경건하고 엄숙하며 순수해야한다는 취지에서 인간의 목소리로만 노래한데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이후 오페라가 만들어 지기 시작한 17,8세기경에는 아카펠라로 인한 목소리의 한계를 극복하고 아리아를 부르기 위해 보다 완벽한 테크닉을 시도하게 되는데 근육의 긴장과 이완을 잘 활용하여 모음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그래서 아름다운 소리를 내게 하는벨칸토 발성법이 생성되었다고 한다. 벨칸토(Bel canto)는 ‘아름다운 노래’라는 뜻의 이탈리아어라고 한다.
최근에는 벨칸토 창법으로 부르는 아카펠라 형식의 음악이 교회음악 뿐만 아니라 가곡 민요 대중가요 힙합 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속에서 발달되어 인간의 아름다운 목소리를 맘껏 뿜어내고 있고 덕분에 우리는 즐기며 살아가고 있다.
일전에 요즘 틴에이저들이 많이 듣는 한국의 요정그룹, 소녀시대의 ‘Gee’를 아카펠라 형식으로 부른 영상을 인터넷을 통해 딸아이와 함께 감상하게 되었다. 10여명의 남녀 혼성으로 구성된 이들이 저음에서부터 고음까지 파트별로 나뉘어 노래를 불렀다. 기타나 피아노등 다른 반주 없이도 이들의 목소리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는 남녀혼성의 목소리 덕분에 별 다른 기교없이도 충분히 화려하고, 랩에 가까운 빠른 리듬 소절도 무리없이 소화해내어 정말 완벽한 화음의 진수를 감상할 수 있었다 감성과 테크닉을 겸비한 우리한국인의 음악성이 자랑스럽고 노래를 들을 줄 알고 즐길 줄 아는 인간으로 태어난 게 감사했다.
헤르베르트 본 카랴얀이 조수미의 노래를 듣고 ‘신이 내린 목소리’라고 극찬했던 표현을 따라 우리는 최고의 감동을 주는 노래를 천상의 목소리라고 표현한다. 우리모두가 조수미가 가진 천부적 소질과 열정과 그의 음악에 바친 시간들을 똑같이 소유할 수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같은 한국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저마다 개발되지않은 천상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는 건 아닐까 싶을 때가 있다. 그래서 마음이 답답할때는 모차르트의 아리아,마술피리에 나오는 ‘밤의 여왕’ 의 고음을 조수미의 목소리에 따라 립씽크해가며 꽥꽥거리고 나면 조금은 해소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때로는 순수한 남녀음색의 맑은 화음에 마음을 맡기고 영혼을 맡기고 취하다보면 어느새 아카펠라, 그아름다운 화음은 피곤하고 지친 인간의 마음을 편안하게 식혀주는 묘약이 되곤한다.
클래식 뿐만 아니라 여러 장르에서 발휘되는 하나님이 내려주신 인간의 목소리의 아름다운 화음은 요즘처럼 불안한 시대의 명약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아카펠라, 천상의 목소리 그 아름다운 화음이 있어서 오늘도 좋은 하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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