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경제위기로 미국 대학들의 살림이 어려워지면서 대학 입시도 부유한 학생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학교에 학자금 지원 신청 등을 하는 학생들보다 수업료 전액을 스스로 낼 수 있는 지원자를 학생 선발에서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31일 올해 입시에서 학교 기금의 감소와 도움을 필요로 하는 학생들의 증가에 직면해 많은 대학이 부유한 가정의 학생들을 전보다 선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풍족한 학교 기금 등을 바탕으로 학생 선발을 할 때 지원자의 장학금 신청 여부 등 학생의 재정형편을 따지지 않는 ‘니드 블라인드’(need blind) 정책을 갖고 있는 대학들의 경우 수업료를 다 내는 편입생이나 대기자 명단에 있는 학생들의 선발을 늘리고 있고 외국인 학생들을 더 뽑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또 입시에서 학생들의 재정상태를 따지는 사립대의 경우 올해는 재정상태를 전보다 중요한 요소로 고려하고 있다. 학자금 지원 등을 요청한 학생에 비해 이들을 뽑는 것이 재정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보우든대학의 경우 향후 5년간 ‘니브 블라인드’ 정책이 적용되지 않아 입시에서 학생의 재정상태가 고려되는 편입생이나 대기자 명단의 학생을 더 뽑는 쪽으로 선발인원을 50명 늘릴 계획이다.
브랜다이스대도 역시 ‘니드 블라인드’ 정책이 적용되지 않는 외국인 학생을 10% 더 뽑았고 편입생이나 대기자 명단의 학생도 더 받아들일 예정이다.
‘니드 블라인드’ 정책을 갖고 있지 않은 대학들의 경우 학생 선발에서 재정상태를 더 따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올해 많은 대학은 학교에 학자금 지원을 신청하지 않거나 주거지나 부모들의 배경 등으로 볼 때 가난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는 학생들을 뽑는 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대입 자문가인 로버트 세비어씨는 학생이 재력 또는 능력이 있거나 아니면 둘 다 갖추고 있다면 올해보다 (입시에) 좋은 해가 없다고 말했다.
대학들은 부유하지 않은 학생들을 위한 정책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수업료를 다 낼 수 없는 학생들을 학교가 잘 포용할 수 있기 위해서는 학교의 재정 문제상 수업료를 모두 낼 수 있는 학생을 더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로 인해 빈곤한 학생들이 덜 비싼 대학이나 덜 유명한 대학으로 밀려날 수 있음을 대학들도 인정하고 있다.
부유한 부모들의 경우 이런 입학 환경에 주목해 자녀가 학자금 지원 신청 등을 하지 않을 경우 입시에서 보다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대학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입시 자문가인 다이앤 겔러씨는 부유한 부모들의 경우 자신들의 자녀가 유리해졌음을 알고 있다면서 대학들이 학생을 최대한 지원하려고는 하지만 경제 현실을 외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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