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틀랜타 한인회 중심 주지사에 거부권 촉구
미국 조지아주 의회가 최근 한국어 등 14개 외국어로도 볼 수 있었던 운전면허 필기시험을 영어로만 볼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키자 애틀랜타 한인들이 본격적인 반대운동에 나섰다.
애틀랜타 한인들은 이 법안이 영어에 능숙하지 못한 이민자들을 차별할 소지가 있는 ‘반(反)이민 정서’를 대변해 주는 법으로 간주하고 서니 퍼듀 조지아 주지사가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도록 촉구하는 본격적인 캠페인에 착수했다.
애틀랜타 한인회(회장 은종국)는 3일 서니 퍼듀 주지사에게 서한을 보내 이 법안은 영어가 능숙하지 못한 시민들의 발전과 생산력을 저해할 뿐 아니라 조지아에 거주하는 다민족 주민들 모두에게 의도하지 않은 민족주의나 인종차별적인 의미로 마음을 상하게 할 수 있다며 인준 거부를 요청했다.
이 서한은 조지아주는 한국의 기아자동차와 같은 외국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부지런히 노력해 왔지만 이번 법안은 조지아 경제에 투자하려는 외국 기업이나 경영자들에게 좋지 않은 인식을 주는 등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인회는 또 주지사 직속 자문기구인 아시안 아메리칸 위원회(Asian-American Commission)를 통해 법안 서명 거부를 건의했다.
은종국 한인회장은 3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한인 4명 등 아시안 24명으로 구성된 주지사 직속 아시안위원회가 법안 반대에 뜻을 모으고 중국계인 조세핀 탄 위원장을 통해 주지사에게 서명거부를 건의했다고 밝혔다.
은 회장은 이민자를 불편하게 하는 법안이 앞으로도 계속 제정될 개연성이 있는 만큼 다른 소수인종 단체들과의 제휴를 통해 지속적으로 대응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재미동포 1.5-2세들의 정치력 신장과 권익옹호를 위한 단체인 한미연합회(KAC)도 이 법안이 성립되면 조지아주는 미국 50개 주 가운데 유일하게 ‘운전면허 잉글리시 온리’ 법을 시행하는 주가 된다고 비판하고 팬아시안커뮤니티센터, 중국커뮤니티(OCA) 및 필리핀 상공회의소 등 다른 소수인종 단체들과 공조해 주지사가 거부권을 행사하도록 촉구해 나가기로 했다.
애틀랜타 한인교회협의회도 주일인 5일 지역내 200여개 교회별로 이번 법안 인준을 거부할 것을 요구하는 청원서에 서명을 받아 주지사실로 보낼 방침이다.
한편 조지아주 의회는 지난달 30일 하원 본회의에서 운전면허 필기시험을 영어로만 보도록 하는 소위 `운전면허 영어 전용(SB67)’ 법안을 통과시킨데 이어 1일에는 상원에서 연방경기부양자금이 조지아주에 거주하는 서류미비 노동자 즉 불법 체류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가지 못하도록 원천봉쇄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또 하나의 반이민법안을 통과시켜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법안은 주정부 및 카운티가 구치소, 교도소에 수감된 사람들의 체류신분을 조사해 외국인 수감자의 경우 미국내 체류기한을 넘기지 않았는지 확인한 뒤 불법체류일 경우 연방정부에 통보토록 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애틀랜타=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a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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