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교육, 그것이 문제다. 자칫 방심하면 마약, 술, 섹스, 폭력에 내던져지는 아이들이다. 건강하게 잘 자라주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해야 하겠지만 부모 욕심이 어찌 그런가. “내 자식만은…” 하며 방방 뛰어 본다.
“혹시나”하고 이곳저곳을 기웃거려 보기도 한다. 그렇게 허둥대다 지칠 때쯤이면 짓느니 한숨이다.
아들, 딸이 대학생이라면 당신은 성공한 부모다. 10대가 치러야 할 ‘역신’(疫神)을 이겨낸 아이들이다. 명문이 아니어도 좋다. 그만하면 됐다. 자신감만 일깨워 주면 된다.
어렵게 대하는 후배 K사장으로 부터 전화를 받는다. 대학 4학년인 딸아이를 한국 정부 초청 영어봉사 장학생으로 보내고 싶어 한다. 부모 된 마음에 미덥지 않은지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는 전화다. “아우님, 대 찬성이요. 보내요. 유능한 딸로 키우겠다는 욕심이면 천번 만번 보내야 하오.” 대답은 간단명료하다. 두 아이를 키우며 어찌 어찌하다 ‘못다 한’ 나만의 회한 때문일 수도 있다.
대학시절 한 1년쯤 남미나 아프리카 지역 어디쯤에 보내어 새로운 삶을 맛보도록 해주면 어떨까. 봉사활동도 좋고, 그냥 여행이어도 좋다. 새로운 만남과 어울림, 봉사와 나눔. 배울 것이 한 둘이 아니다. 부모 품에서 투정하던 부족함이 실은 얼마나 넘치는 풍요로움이던가를 온 몸으로 익힐 수 있을 것이다. 홀로 6개월, 1년쯤 견디고 나면 삶의 지혜와 큰 힘을 얻을 것이다.
한국 정부 초청 ‘해외 영어봉사 장학생 프로그램’(Teach and Learn in Korea: TaLK)은 바로 우리 자녀들을 위한 귀한 기회다. 재외 동포 및 원어민 대학생에게 한국의 농산어촌 어린이에게 영어를 가르치면서 한국도 배우도록 한다는 취지로 국립 국제교육원에서 주관하는 프로그램이다.
정체성만이 아니다. 지도력을 키우고 책임감을 다지며 사람을 다루는 ‘선생님 자리’다. 서울, 대구, 부산이 아니라고 쉽게 외면 할 일도 아니다.
깡촌 골목골목에 배어 있는 ‘인정’을 맛 볼 수 있음이 얼마나 큰 행운인가. 우리말과 글과 풍속과 문화와 역사를 배워 돌아올 자녀의 모습을 그려 보자. 당신의 기쁨은 두 배가 될 것이다.
소 닭 보듯 하던 아들과 딸이 “내 자식으로 다시 태어나는 샘터”를 구한다면 이번 TaLK 프로그램은 정말 안성맞춤이다. 안전문제를 못 미더워 하는 부모 마음이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이다. 남미나 아프리카 어느 산간벽지보다야 안전할 것이다.
첫 발 내딛기가 어려울 뿐이다. 처음 4주 오리엔테이션만 견뎌내면 재미가 샘처럼 솟아오를 것이다. 참고 견뎌야할 불편, 그것은 온돌방과 화장실 시설, 그리고 CNN이나 BBC 방송을 듣고 볼 수 없다는 ‘적막함’이다. 그래도 얻는 것이 훨씬 큰 봉사활동이 될 수 있다. 독립적이고 넓은 식견을 가진 자녀로 키우는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프로그램이라 생각한다.
김우정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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