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런던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는 지금 지구촌을 휩쓸고 있는 경제위기를 세계 경제대국들이 공동대처하기 위하여 모여 논의한 두 번째 회의였지만, 많은 약속과 공약만을 생산하였고 적극적이고 구체적이며 강력한 공동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한 채 끝났다.
오바마 대통령이 정상회의 후 기자들 질문에 “내 생각에 우리는 괜찮게 했다”(I think we did okay)라고 대답한 바와 같이 G20 정상회의의 종합성적은 ‘B 마이너스’, 즉 ‘만족하지만 우수하지 못한 등급’에 밖에 미치지 못한다고 평가된다. 이는 ‘만족한’ 결과 2가지, ‘우수하지 못한’ 내용 3가지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족한 G20 정상회의의 결과는 첫째, 세계 경제한파로 어려움을 더 겪고 있는 후진국들을 도와주고 살리기 위하여 G20 국가들이 1조1,000억달러 규모의 증자를 IMF에 기증한다는 공약이다. 미국, 일본, 유럽연합의 각각 1,000억달러, 중국의 400억 달러를 포함한 7,500억달러의 자본 증여와 2,500억달러의 교역 신용증여를 내용으로 하고 있다.
얼마 전 IMF의 보고에 의하면 세계 경제위기가 시작된 지난해, 그 전년도에 비해 기아로 사망한 어린아이가 거의 2배에 가깝다는 것이다. 1일 1달러 이하로 생계를 유지하는 극빈자의 수도 경제위기로 말미암아 30~40% 증가했다는 보고는 지금 경제위기의 타격이 후진국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나타낸다.
어찌 보면 지금의 경제위기는 선진경제들과 뜨는 경제들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을 터인데, 후진 국가들이 뜻하지 않은 희생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G20의 1조1,000억달러 증자는 오히려 부족한 면이 있다고 여겨진다.
또 다른 만족한 결과는 세계 경제위기로 고개를 들기 시작한 보호무역주의 추세에 대한 강력한 반대 결의이다. 2008년 11월 위싱턴 DC 제1차 G20 정상회의에서 보호무역주의 반대의 결의를 한 후 17개국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여러 가지 모양의 보호무역 조치를 단행했다는 IMF의 보고가 나왔다.
경제침체와 실업을 겪고 있는 국가들은 보호무역 조치를 통해 국내산업과 일자리를 보호하려는 단기적인 이익추구의 유혹을 물리치기 힘들겠지만, 장기적이고 거시적인 측면에서 보면 개방무역 정책이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결과한다는 것을 경제역사와 경제이론은 증명하고 있다.
G20 정상회의 종합성적의 우수하지 못한 내용은 3가지로서 첫 번째는 오마바 대통령이 그렇게 역설했던 경기진작 정책(Stimulus Plan)이 유럽연합, 특히 프랑스의 사르코지 대통령과 독일의 메르켈 수상의 강력한 반대로 국제적인 동조를 얻지 못한 것이다.
두 번째는 프랑스와 독일이 강력하게 밀고 나온 세계적인 금융시장 규제정책이 오바마 대통령의 반대로 무산되고, 금융제도를 단순히 감시하는 신 금융안정 이사회를 창설하자는 절충안으로 결의된 것이다.
지금의 세계 경제위기가 과잉·무절제의 세계 금융시장의 확장에 기인한 것인 만큼 세계 금융시장에 대한 적절한 규제는 경제·금융위기의 재발을 위해서도 필수불가결의 조치인 것은 분명하다.
세 번째는 수조달러에 달하는 ‘독성자산’(Toxic Assets)의 처분에 대하여 필요성과 목표를 논의하였지만 아무런 구체적인 대응책을 결의하지 못한 것이다. 금융시장에 산더미같이 쌓여 있어 금융기관들에게 부담만 주고 있는 독성자산을 정리하지 않고는 금융위기 극복은 물론 경제 회복을 가져온다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것이 경제학자들과 정책결정자들의 종합된 의견이다.
앞으로 계속될 G20 정상회의를 통하여 만족하지 못한 내용들에 대한 합의를 끌어내어 ‘A 플러스’ 점수의 G20의 공동정책을 수립, 실행한다면 지금의 세계 경제 금융위기는 빠른 회복의 길에 들어서게 될 것이다.
백 순/ 연방 노동부 선임경제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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