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 전의 일이다. 부활절 주일을 맞아 각 가게에서 일하는 모든 종업원들이 모여서 일년에 한 번씩 하는 축구경기를 했다. 그런데 경기를 하던 도중 두 친구가 헤딩을 하다가 한 종업원이 머리가 찢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나는 경기를 중단하고 그 친구를 데리고 급히 응급실로 갔다. 의사 선생님은 이마에 상처가 심해서 열두 바늘을 꿰맸다고 했다. 나는 회복실에서 그 종업원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런데 사장으로 부끄러운 이야기이지만 나는 대화를 하면서 그 친구가 돈을 벌려고 아내와 어린 아이 둘을 조국에 남겨두고 혼자 미국에 온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그리고 악착같이 돈을 모아서 집을 한 채 사는 것이 꿈이라는 말도 들었다.

나는 노력은 했지만 아직까지도 내가 종업원들에게 무관심했구나 하는 자책을 했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종업원의 마음을 움직여 열심히 일을 하게 할까 하는 방법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예전에 가게가 하나일 때는 종업원들이 하는 모든 일을 내가 원하는 대로 관리해야 한다고 믿었다. 그래서인지 종업원들에게 잔소리가 심했다. 그리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일이 되지 않았을 때에는 종업원들에게 질책도 많이 했다.

하지만 가게가 여러 개가 되고 나서는 그런 방법으로 종업원들을 관리할 수가 없었다. 한 가게에 오래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종업원들이 스스로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일일이 간섭하고 지시하는 방법은 한계가 있었다. 그 이후로 나는 종업원들에게 작은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우선 내 수첩에 모든 종업원들의 생일을 꼼꼼하게 적었다. 그리고 그 날이 오면 생일을 맞이한 종업원이 일하는 가게로 생일케익을 사가지고 가서 생일축하 노래를 불러주었다. 또한 아기를 낳은 종업원에게는 기저귀를 선물했고 가끔씩 만나는 종업원들에게 일일이 안부를 묻고 관심을 보였다.

처음에는 내가 할 일도 많은데 일일이 그런 것까지 해야 하는가 하는 회의가 들기도 했다. 또한 나의 관심과 호의를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는 종업원을 볼 때는 내가 허튼 일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런 나의 노력은 시간이 지나면서 효과가 나타나 지금 우리 가게 대부분의 종업원들은 누가 시키기 전에 스스로 열심히 일을 한다. 그것은 사장인 내가 보인 작은 관심과 배려가 그들의 마음을 열게 했고 또한 주인의식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일을 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예전에 종업원의 마음이 떠나는 것도 큰일 때문이 아니라 작은 일에서 비롯된다는 글을 쓴 적이 있다. 그리고 반대로 종업원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도 큰 것이 아니라 사장이 보이는 작은 관심과 배려 때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주위에서 보면 종업원의 마음과 기분은 생각하지도 않고 오로지 이익을 내는 것에만 관심이 쏠려 있는 식당주인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물론 이익을 남기려고 하는 것이 장사인 만큼 그것이 절대적으로 틀린 것은 아니지만, 종업원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 없는 식당주인은 절대 능력 있는 종업원과 함께 일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일이 아닌 인격적인 관점에서 종업원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아라. 무엇인가 보일 것이고 그것을 꾸준히 표현한다면 닫혀 있던 종업원들의 마음이 열리고 그들의 일에 대한 열정은 눈에 띄게 뜨거워 질것이다.

이재호
(와우 벤토 대표)


이것이 핵심

1.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일이 아닌 사람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
2. 돈만 아는 사장은 장기적으로 좋은 종업원과 함께 일하기 힘들다.
3. 작은 관심은 종업원이 마음을 열고 열정적으로 일을 하게하는 동기부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