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열린 UC머세드 졸업식에서 강성모 총장이 연설을 하는 동안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 여사(앞줄 왼쪽 2번째)가 두 주먹을 불끈 쥐고 환호하는 표정을 짓고 있다.
미셸 오늘의 축복을 사회에 반드시 되돌려줘야
한인 강성모 총장이 이끄는 UC머세드가 16일 오후 개교 4년 만에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가 축사를 보내는 가운데 첫 졸업식을 가졌다.
CNN은 머세드대 첫 졸업식에 참가한 미셸의 축사 장면을 미 전역에 생중계했고 뉴욕타임스와 지역 언론 등은 가난한 농촌 지역의 소도시 한복판에 세워진 UC머세드가 재정난과 초기 학내 분규 등 위기를 딛고 일어선 상황을 집중 조명하는 기사를 게재해 눈길을 끌었다.
미국 퍼스트레이디로서 대학 졸업식 첫 축사에 나선 미셸은 이날 졸업생들에게 여러분은 축복받은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하며 다른 사람들이 더 밝은 미래를 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지역 사회 등에 반드시 뭔가를 되돌려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인 첫 미국 대학 총장의 타이틀을 지닌 강성모(64ㆍ스티브 강) 총장을 비롯한 교수진과 졸업생 350명, 재학생, 시민 등 1만2천여명은 찌는 듯한 날씨 속에서도 이날 교내 잔디 광장에서 열린 졸업식장을 꽉 메운 채 미셸의 축사를 경청했고 수차례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UC머세드 재학생과 학부모, 지역 인사 등은 미셸을 첫 졸업식에 초대하기 위해 `밸런타인 데이’ 카드 900여장 등 수천장의 편지를 써 백악관 등에 보내고 페이스북을 통해 대대적인 캠페인을 벌이는 등 열성을 쏟았으며 미셸은 신생 대학으로서 성공적인 개척사를 만들어가는 UC머세드의 초청을 수락했다.
미셸은 대학 졸업식 예복을 갖추고 졸업생 등의 열렬한 환호를 받으며 등장, 내가 왜 머세드에서 첫 졸업식 축사를 하게 됐는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르는데 이유는 간단하다. 여러분이 나를 감동시켰기 때문이라며 여러분의 편지 속에는 희망과 열정이 담겨 있었다고 말했다.
미셸은 캘리포니아주에서 가장 작은 규모의 막내 주립대인 UC머세드가 성공을 향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치하하며 과거 캘리포니아를 세웠던 개척자들과 노예 등의 희생을 잊지 말고 지역 사회 등에 위해 일해 달라고 당부했다.
미셸은 자신이 시카고 남부 지역 가난한 노동자 집안 출신임을 상기시키며 여러분 중 많은 이들이 졸업장을 든 채 이곳 시골 마을을 떠날 생각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고 물론 이것이 결코 분별없는 일은 아니다며 여러분이 여기서 배운 것을 충분히 활용하면 이런 길을 가지 못하고 있는 어린 후배들을 이끌어 갈 수 있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미셸은 캘리포니아주를 처음 방문했으며 지난 3월 첫 방문지로 UC계열 중 10번째 막내 대학이자 재학생 2천700명으로 가장 적은 규모의 머세드를 선택해 일찍부터 관심을 모았다.
미셸은 축사 직후 UC머세드의 최고 영예인 총장 메달을 수여받았다.
UC머세드는 재학생 부모의 절반이 넘는 50.4%가량이 대학 문턱도 밟아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있으며 이번 졸업생들은 대부분 자신의 집안에서 첫 대학 졸업장을 받아드는 기록을 갖게 됐다.
캘리포니아주 센트럴밸리 중부 지역에 있는 머세드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남동쪽 220㎞가량, 요세미티 국립공원에서 남서쪽 140㎞가량 떨어진 인구 25만명 가량의 전형적인 시골 동네로 농장 지대를 제외하면 별다른 산업 시설이 없고 올해 실업률이 20.4%로 치솟아 캘리포니아주 평균의 2배에 달하는 등 경제적으로 낙후된 지역으로 꼽힌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성용 특파원
k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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