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또는 교인으로서 가장 답변하기 쉬우면서도 힘든 질문이 있다면 “목사님의 교회 또는 출석하시는 교회의 주일 예배인원이 몇 명이나 되나요?” 일 것이다. 답변하기 쉽다면 우리 교회는 지금 부흥(숫적인 성장)하고 있고 숫적으로 보아 지역 이민 교회에서 부끄럽지 않다면 떳떳하고 쉽게 대답할 것이다. 그러나 차마 15명 내외가 참석하는 교회의 목회자나 성도가 하는 답변은 두가지로 대별된다. 작은 교회에 출석하는 것이 부끄럽고 예배에서 아무런 기쁨도 못 느껴온 성도라면 “그냥 작어요” 라며 부끄러운 듯이 답변할 것이요. 그러나 작지만 예배에 참석에 진정 기쁨과 즐거움이 있는 교인이라면 그 질문에 보다 당당해 질 수 있을 것이다.
한마디로 작은 교회는 조직적으로 갖추어진 시스템을 기대할 수 없다. 교회 재직은 물론, 선교회, 성가대, 주일학교, 지휘자, 반주자… 어느 것 하나 제대로 갖출 수 없는 현실이다. 할 수 있는 것이라면 오로지 투철한 소명의식과 하나님 말씀 바로 전하려는, 사명이 뚜렷한(목숨 건) 담임목사의 설교에만 매달려야 한다. 그러나 그 설교도 세상사람들이 바라보듯 분위기(음악, 성가대, 예배당 시설 등)가 뒤따라 주지 않으면 아무리 준비된 설교라 할지라도 마음 열린 성도들에게만이라도 겨우 50%의 은혜밖에 기대할 수 없다. 그나마 아예 준비되지 않은 성도들에겐 전혀 은혜없는 설교로 죽어 버린다. 그런 분들에겐 교회에 다니는 것이 더욱 스트레스로 쌓여만 간다. 그리고 결국에는 외형상으로라도 은혜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좀더 시스템화된 대형 교회로 찾게 된다.
미국에 온후 줄 곧 10여년 개척교회부터 최근까지 작은 교회를 섬기는 목회자의 아내로서 솔직히 주일 예배때마다 참석인원에 목을 매달 지 않을 수 없었다. 주일만 다가오면 걱정부터 앞선다. 날씨가 좋으면 좋은데로, 나쁘면 나쁜 데로, 공휴일이 끼어도, 휴가철이 되면… 성도가 빠질 때마다 가슴이 철렁 철렁 내려 앉는다. 뜻하지 않은 방문객이라고 오면 너무 지나치게 반가와 하는 것이 그들에겐 부담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그러다 어느 순간 예배에 임하는 것이 내 마음의 자세에 달려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순간 어느 외적인 영향도 두려워 하지 않게 되었다.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내 교회가 있는 한 나와 하나님과의 만남만이 중요할 뿐이다. 그 순간만은 세상적인 비교가 두렵지 않게 된다. 예배를 통하여 진정한 하나님을 만나면, 곧 그날에 참석한 성도의 얼굴에서 하나님을 보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 두려울 것이 없고 기쁨 뿐이다. 나만의 확신과 기쁨이 있는데 왜 어찌 내 교회, 나의 목회자를 자랑하지 않을 수 없을까. 다만 내가 사모인 것이 내 교회를 알리는 데 걸림돌이다. 내가 평신도로 였다면 더 자유할 수 있을텐데… “우리 교회는 아주 작지만 말씀이 살아 있습니다.” 라고 더 크게 외칠 수 있을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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