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눈이 따갑고 잘 보이지 않아 오랜 친분이 있던 안과의 한 분을 찾아 갔었다.
그는 그 계통에 30년넘게 몸 담아온 노련한 베테랑중에 한 사람이었다.
그가 일궈놓은 텃밭(?) 은 감히 아무도 손 댈수 없을 정도의 많은 일을 해 내온 사람이기도 했다. 게다가 쨍쨍한(?) 학벌에, 가문에, 대대로 내려오는 신앙좋은 집안의 후광에, 훤출한 외모에,의술에.. 무엇하나 흠 잡을 것이 없이 풍족한 그였으며,자신이 연구해낸 학술과 의술이 대대적인 히트까지 치기에 이르렀다. 그러므로 그에 따른 의료인으로서의 자존심 또한 만만치 않게 대단한 사람이었다.
오래 전부터 컨텍 렌즈와 안경을 착용했던 난, 나이가 들며 해마다 각막에 염증이 생기고 궤양이 생기는 것이 피해 갈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한 번 발명을 하면 최소 2주넘게 생고생을 해야만 했던 나를 그는 매번 거의 나의 안과 주치의 처럼 정성을 다해 치료해주 곤 했다.그러나 요즘 그가 나이를 먹어 가며 의술에 이상한 기류가 도는 것을 발견했다.
예전 같지 않았다. 조금씩 타성에 젖어 진료하며 지쳐 가는 모습이 서서이 보이기 시작했다.
의료인들도 한 인간이라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나는 순간이다. 안타깝지만 한편으로 아름다운 모습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이들어 힘없어질때 뭇 사람들은 이야기한다. 젊었을때 승승장구하던 사람이 얼마나 초라하고 비참한 모습이냐고…. 아무리 훌륭한 학자와 의사들도 나이를 들며 자연에 순응되어 가는 모습은 어찌보면 불가사의 하지만 아름다운 모습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루가 다르게 치고 날으는 신진세력이 물밀듯이 밀려 들어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기도 하며 오히려 한편으로 발전적일 수 도 있는 것이다. 때가 되면 자연히 물러서며 그들의 자리를 밀어주고 채워 줄줄 아는 것이 인생의 베테랑들의 멋진 모습들이 아닐까! 나이들어서도 편협한 오만함과 아집을 내세우며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사람도 태반임을 수없이 보아 왔다.
다른 부분도 아닌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의사들은 자신의 노련미, 의술, 남들보다 더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해 공부해온 오랜 세월에대한 자존심이 대단하다. 그러나 한편으로 그런 생각이 얼마나 무모하고 위험한 생각인지 되짚어 본다.
자신의 의술에 대한 지나친 자존심이 한 생명을 죽일 수도 있다는 것을 우리 의료인들은 익히 알고 있으면서도 쉽게 내려놓지 못하는 부분임을 고백한다.
분명코 장담하건대, 인간의 한계로 해결되지 않는 의술도 의외로 많이 있다. 예전의 의학계 에서 입증이 되고, 분명 치료될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있는 질병도 의외로 상상을 초월 하는 경우도 종종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료인들의 자존심상 “그런 일은 결코 ..” 라고 호언 장담하며 진료에 임하는 의료인들도 다수 보아 왔다. 현대 사회는 점점 다양화 되어가고, 거기에 따른 새로운 질병이 시시각각 생겨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환경오염으로 인한 질병,생태계, 면역계등등.. 앞으로도 일어날 질병들은 각양각색으로 또한 등장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치고 올라오는 고인력들, 새로운 질병들에 따른 의햑계의 변화에 맞추어 의료인들은 이 시대에 어떻게 대처 해야 하는 것일지… 아직도 구태의연한 자신의 자존심 대로 밀고 나갈 것인지, 아님 대처능력이 없어 손을 놓을 것인지, 아님 시대에 부응하며 고군 분투하여 신세대들을 제치고 우뚝 설 수 있도록 할 것인지… 같은 의료인으로서 한참 망설여지는 부분이기도 했었다. 나름대로 소신이 선 것은, 늘 있는 자리에서 욕심과 교만함과 자존심을 버리고 오직 한 곳 즉, 한 생명의 소중함을 마음에 늘 새기며 최선을 다해 치료하며, 내가 손 댈 수 없는 부분은 과감히 창조주 하나님께 refer 할 수 있는 마음의 자세와, 늘 생명 다하는 날까지 한 영혼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자세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것만이 의료인의 한계를 넘어 인간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며, best way가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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