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에서 산화한 영령들의 숭고한 희생이 헛돼서는 안됩니다.”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한일 월드컵이 뜨겁던 2002년 서해 바다 연평에서 북한군과 접전 중 목숨을 잃은 6명의 병사들의 넋을 기리는 기념식이 워싱턴에서 열렸다.
한미 군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해군동지회 주관으로 제2연평해전 발발 전날인 28일 맥클린장로교회에서 열린 기념식 참석자들은 꽃다운 청춘을 조국에 바친 병사들을 깊이 추모하면서 이들이 한인들의 마음 속에 영원히 기억되도록 하자고 다짐했다.
준비위원장을 맡은 정규섭 해군 제독은 “해전이 발생한 지 이미 7년이 지나기는 했지만 기념식이 국가적 수준으로 승격된 것은 정말 다행”이라며 “워싱턴 한인사회에서 이들의 넋을 기리는 공식 행사를 갖게 된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라고 말했다.
또 이병희 재향군인회 미 동부지회장은 “병사들이 강인한 정신력과 전투력, 전우애가 있었기에 연평해전을 승리로 이끌 수 있었다”면서 “역사에 길이 남을 영웅들”이라고 치하했다.
이밖에 조용천 주미대사관 총영사, 김국환 국방무관, 원응식 해군동지회 고문, 워런 와이드핸 미 한국전 참전전우회 사무총장 등 군 관계자들은 병사들의 혁혁한 전공과 군인정신을 소개하면서 이번 기념식이 한인들의 안보의식을 고취시키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원응식 고문은 “선제공격 불가라는 말도 안되는 교전 수칙 때문에 우리 병사들은 전쟁다운 전쟁도 못하고 서서 당했다”고 통탄해 하면서 “아깝게 목숨을 잃은 후배들에게 미안하고 송구스런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
임강호 예비역해군 중령의 사회로 진행된 기념식은 국민의례, 손인화 목사(버지니아장로교회 원로목사)의 기도 순서 후 최양선 대령, 이종수 국가유공자회장, 한창욱 월남전 전우회장, 홍명섭 해병동지회장, 장병혁 공군전우회장, 최광준 해군동지회장 이 차례로 병사들의 영정에 꽃을 바쳤다. 그리고 사회자의 제2연평해전 보고, 유경찬 시인의 기념시 낭독, 교전 상황을 드라마화한 동영상 시청 등의 순서가 이어졌다.
제2연평해전 당시 한국군은 참수리 357호가 침몰하고 윤영하 소령, 한상국 중사, 조천형 중사, 황도현 중사, 서후원 중사, 박동혁 병장 등 6명이 전투 중 장렬하게 사망했으며 북한 해군은 48명이 목숨을 잃었다.
제2연평해전 기념식은 남북 관계의 미묘한 기류 때문에 김대중 대통령 정부와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는 국가 행사로 열리지 않았으나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된 후 국가 차원에서 기념식이 열릴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워싱턴 한인사회도 앞으로 제 2연평해전 기념식을 매년 군 단체 주관으로 열릴 전망이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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