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은혜
정채경 뉴잉글랜드 한국학교
‘엄마’는 나를 아주 많이 생각하게 하는 단어이다.
평소에는 엄마라는 존재가 매우 중요하게 느껴지고 웬지 모르게 항상 고맙기도 하지만, 모순적이게도 이런 엄마를 떠올리며 괜시리 짜증을 내는 경우도 꽤 잦다.
어렸을 때는 단 한번도 이런 감정을 느낄거라 상상조차 못했는데, 역시 사춘기란 피할 수 없는 인생의 과정인 것 같다. 특히, 고등학교를 다니기 시작하면서, 엄마를 보는 관점이 많이 달라졌다고 할 수 있는데, 이 현상은 공부에 관한 스트레스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겹치면서 자연스레 생긴거라고 볼 수 있다. 고등학생의 인생은 정말 재밌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무지막지한 괴로움을 맛볼 수 있게 한다.
숙제가 많으면, 나도 모르게 엄마가 얘기하는 걸 귀담아 듣지 않게 괴고, 엄마의 간섭에 더 싫증을 내며, “아, 알았어!”를 연발하게 된다. 이런 상황은 나만의 고민은 아닐거라고 100% 확신한다. “공부는 잘 되가고 있니?” 혹은 “이번 시험은 잘 봤어?”고 캐묻는 엄마들이 당연히 많을 수 밖에 없다.
이 많은 한숨 섞인 잔소리를 들어왔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엄마에게 항상 감사하다.
엄마와의 다툼때문에 단순무식하게 “난 엄마가 정말 싫어!” 고 말하는 건 절대 불가능하다. 엄마가 나에게 해 주신게 많고 나를 위해 희생을 많이 하셨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하는 건 너무 도가 지나치다. 엄마는 장점이 단점보다 월등히 많은 사람이고, 잔소리를 하는 하루의 약 5분 정도를 제외하면, 나에게 아주 좋은 친구가 되어주신다.
아까 말했듯이, 나는 엄마에게 감사한게 많은데, 좀 더 구체적으로 쓰자면, 일단 엄마가 없었으면, 나는 이 세상에 태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아주 가끔씩 스트레스 때문에 자살에 대해 생각하는데, 그럴 때에는 엄마가 8개월 동안 고생하신 것을 생각하며 자살이라는 단어를 머리에서 완벽하게 지워낸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건 역시 엄마의 음식솜씬데, 솔직히 말해서 누가 4학년의 나에게 “엄마가 왜 좋아요?”하고 물어보면, 나는 망설임 없이 “요리를 무지 잘하시거든요!”라고 답했을 것이다. 나는 아직까지도 매일 저녁 밥상에 나오는 요리를 보며 매우 흐뭇해 한다. ‘엄마가 없었으면, 과연 나랑 아빠랑 둘이 어떻게 먹고 살까’하고 생각하니 끔찍하다.
그리고, 아까 잠깐 얘기했듯이 엄마는 내 최고의 친고다.
엄마는 정말 20대 못지 않게 세련되셨고, 60대 못지 않게 유식하시다. 엄마 덕분에 알게 된게 정말 많은데, 주 예를 들자면, 70년대 락 음악과 다양한 자가들 등이 있다. 엄마 덕분에 70년대 하드락을 더 열심히 듣게 되었고, 톨스토이 등의 명작들을 읽게 되었다. 그리고, 역시 나의 “친구”인 만큼 나의 고민을 아주 잘 들어주신다. 내가 자주 털어 놓는 성격은 아니지만, 나름 진지하게 말을 꺼내면 정말 아주 문제없이 같이 얘기를 나누는게 가능하다.
비록 사사건건 싸우고 서로의 감정을 상하게 하지만, 엄마는 영원히 내 엄마다. 기분이 찝찝하다가도 금방 하하호호 웃고 넘어갈 수 있는게 모녀의 힘인 것 같다. 항상 날 생각하면서 열심히 일하는 엄마에게 항상 착하고 똑부러지게 일을 잘하는 딸로 남는 것이 나의 가장 큰 목표중 하나다.
물론, 내가 내 인생을 살면서 끝없이 노력한다고 해도, 엄마가 나에게 주신거에 비해서는 아무 것도 아닐테지만, 엄마에게는 무엇보다 값지게 느껴질 것이라고 믿는다. 이글을 쓴 후에 난 다시 AP 시험준비를 하는 평범한 여고생으로 돌아가야 되지만, 다시 현실세계로 돌아가기 전에 엄마에게 앞으로 더더욱 잘해야겠다는 다짐을 안고 돌아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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