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이 드라마의 재미에 빠져버리는 것은 우선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줄거리도 그렇지만, 연기가 너무나도 훌륭하다. 드라마를 볼 때마다 감탄을 하는 것은 같은 사람이 연기를 하는 것인데, 다른 역활을 연기할 때에는 전혀 딴 사람으로 변한다는 사실이다. 어찌나 작품의 인물을 잘 소화하는지 마치 그 역활을 맡은 배우가 등장인물과 동일인인 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하는 것이다.
수다스럽고 억척같은 아주머니로 나오던 사람이 어느 배역에서는 품위있고 우아한 아름다운 여인으로 변한다거나 카리스마가 있는 여걸이 되기도 하는데, 그것이 하나도 어색하지않고 그가 맡은 배역에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것이다. 성공을 위해서 수단을 가리지 않고 비정하기조차 하던 사람이 다른 드라마에서는 로맨틱하고 한없이 부드러운 남자로 등장기도 하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마치 배역을 맡은 사람이 실제인물이라도 되는 듯이 그 배우가 사람들의 사랑을 받기도 하고 미움을 받기도 한다. 그것은 드라마의 역활과 그것을 맡은 배우를 동일인이라도 되는 듯이 착각을 일으키게 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그만큼 연기를 잘했다는 이야기인데, 어떻게 같은 사람이 배역에 따라서 전혀 다른 사람이 될 수가 있는 것인지 너무나도 신기한 것이다.
분명히 같은 사람이지만, 말과 행동 그리고 옷차림이 달라지고, 드라마에 나오는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도 확연히 달라지면서 전혀 딴 사람이 되어버린다. 그렇다면, 우리가 사람을 평가하는 것은 사람인가, 아니면 그 사람의 행위인가.
드라마를 볼 때에 우리가 등장인물에 반응하는 것과 똑같이 우리가 매일 만나는 다른 사람들을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것의 기준도 아마 같을 것이다. 사람의 말투, 태도, 습관, 옷차림을 가지고 다른 사람을 평가 하는 것은 드라마를 보았을 때와 조금도 다름이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극과 실생활이 다르다고 생각이 드는 것은 연극에서는 사건의 자초지종을 알게되지만, 실생활에서는 우리의 눈에 보이는 일들만 알게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고 할지라도, 우리가 매일 보여주는 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의 눈에는 어떻게 비쳐지는가. 그것은 결국, 우리가 매일 서로 소통하면서 만들어내는 나의 태도가 쌓이고 쌓여서 마침내는 나의 진짜 모습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인지되고 각인 되는 것이리라.
그러므로 나는 내 인생의 주인공이며, 그것을 일생 동안 연기하는 배우인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맡은 배역은 내가 만든 것인가. 아니면 불가항력의 힘에 의해서 떠밀려가는 운명과도 같은 것인가. 그 배역은 나의 힘으로도 바꿀 수가 있는 어떤 특별한 나의 몫인가. 아니면, 나만이 나타내는 말과 행동으로 결정되어지는 나의 드라마, 오직 한번만 연출되는 나의 작품인가.
내 인생의 드라마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감동을 줄 수 있는 그러한 드라마이고 싶다. 그렇다면 나는 과연 나의 배역에 만족하고 있는가. 아마도 그래야 할 것이다. 나의 일생은 후회를 한다고해서 다시 시작할 수도 없고, 되돌아 갈 수도 없는 단 한편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내가 만든 단 하나의 이야기. 나는 그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나는 어떠한 배역을 맡은 배우인가. 나는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야기의 주인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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