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어릴적, 거제도 K마을에서 살 때, 수다 스럽게 떠버리며 온 마을을 휘집고 다니던 ‘떠버리 할멈’ 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그 할멈은 우리 마을에서 일어나는 일은 물론이거니와 이웃 마을에서 발생한 사건까지 횡하게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 할멈은 그가 들은 사건을 동네방네를 쏘다니며 떠버리고 다녔다. 그런데 그 떠버림의 도가 지나쳐 흐들갑 수준이었다.
그러나 동네 사람들은 그 할멈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 들이지 않았다. 낫 놓고 ‘ㄱ’자도 모르는 할멈이었지만, 끝내 주는 입담 때문에 그저 재미로 들어 주었을 뿐이었다. 그런데 그 떠벌림으로 이웃 끼리를 이간질 하는 일이 종종 일어나 온 동네가 시끄러울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지난달 한국언론은 박태환 선수의 로마 수영선수권대회에의 출전에 즈음하여 그가 비행기 타랍에 오를 때부터, 일국의 대통령이 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출국 하듯이 대서특필하는 흐들갑을 떨었다. 그리고 태환이가 로마에 도착 하여 수영장에서 연습하는 과정의 취재에서도 그를 마치 이번 대회의 주인공(Hero)처럼 스포트 라이트를 비쳤다. 게다가 베이징 올림픽 이후, 다른 나라 선수들이 기록경신을 위해 피 나는 연습을 거듭한 사실에는 아랑것 하지않고 이번에도 태환이 그의 주종목인 400m 레이스에서 우승할 것이라고 서툰 점쟁이 점치듯이 예상보도를 서슴치 않았다.
이러한 무분별한 예상보도 태도는 자기말을 재미있게 들어 주는 척 하는 마을 사람들에게 더 신이 나서 떠버리는 그 떠버리 할멈처럼, 쉽게 달구어 지는 우리 나라 사람의 입맛에 맞추기 위한 흐들갑 보도태도라고 밖에 볼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흐들갑 보도 후에 나타 난 결과가 어떠했던가 ? 태환은 그의 주종목에서 예선탈락이라는 실망을 우리에게 안겨 주었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언론은 전담코치의 부재, 반신수영복 착용이 그 원인이었다고 내세웠다. 하지만, 태환은 400m 경영 이후에 갖인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국민들이 자기에게 건 큰 기대감 때문에 올림픽 때 보다 두 배의 부담감을 느꼈다고 틀어놓았다. 이 말은 곧 언론의 흐들갑 보도에서 비롯 된 것임을 나타내는 대목이다.
그 뿐인가. 우리 국민들이 가장 흥미있게 그리고 관심을 갖이는 축구의 국제경기 때마다, 언론은 예외 없이 이번 경기는 꼭 이겨야 한다! 꼭 이길 것이 라고 쉽게 그리고 흐들갑 스럽게 예칙보도를 한다. 그러나 그 때마다 이긴 경기는 거의 없다. 그리고 못 이긴 경기의 탓을 감독의 용병술 미숙과 득점할 것으로 기대했던 특정선수의 미숙한 프레이 때문이 라고 몰아 세운다.
한걸음 더 나아가 지난 4월, 역대 대통령 가운데 그래도 청념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을 검찰의 수사가 끝나지 않은 시점에서 그의 부인 권여사와 공범자로 단정한 언론보도를 우리는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끝내는 생일선물로 받은 두 개의 시계문제를 들추어 냄으로써 노대통령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혔다. 이러한 언론의 떠버림 내지 흐들갑 보도가 끝내는 그를 부엉이 바위에서 뛰어 내리게 한 기폭제가 되지 않았던가?
그런데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후, 언론은 손바닥을 뒤집듯이 그의 죽음을 억울한 죽음이라고 미화했고, 그를 청념하게 그리고 착하게 살려고 애쓴 봉화마을의 수더분 한 농사꾼이었다고 또 한번 흐들갑을 떨었다. 이러한 흐들갑 보도가 우리 나라 역사상 유래 없는 500만 명이란, 쉽게 달아 오르는 냄비근성(?)의 조문객들이 노무현 대통령의 빈소를 찾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던 것이다.
지난 날 내가 6년 동안 언론계에 몸담았을 때, 언론인이 지켜야 할 수칙이 공정보도, 냉철한 보도였다. 적어도 앞으로 김연아의 국제경기 출전 때에는 박태환 때와는 달리 언론들이 흐들갑 뜰지 않는 냉철한 보도를 해 주었으면 하는 게 이 선배 언론인(?)의 바램이라면 지나친 간섭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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