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 인종 갈등을 풀기 위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마련한 ‘맥주 회동’ 후 대통령과 맥주가 술자리의 단골 화제가 됐다.
맥주 회동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인들이 가장 많이 마시는 버드 라이트를 골랐고, 흑인 교수를 도둑으로 오인한 백인 경찰은 벨기에식 밀맥주 블루문을, 경찰과 마찰을 빚은 흑인 교수는 벡스와 레드스트라이프를 각각 선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7일 백악관에서 어떤 커피를 마시는지를 두고 이렇게 사람들이 난리를 떨지는 않을 것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은 모든 사람이 즐길 뿐 아니라 미국 내에서 양조되는 맥주를 선택함으로써 안전한 맥주를 골랐다고 지적했다.
알코올이 미국인에게 애국심의 상징이 된 것은 1960년대 중반 린든 존슨 대통령 때이다. 존슨은 과거 백악관에서 즐겨 마시던 프랑스산 와인을 백악관은 물론 모든 대사관과 정부 행사에서 추방했다. 수 년 동안 백악관에서 마실 수 있는 스파클링 와인은 뉴욕 샴페인뿐이었다.
존슨은 샴페인의 대명사 동페리뇽을 하우스 와인으로 정했던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고급 취향에 반기를 든 셈이었다. 케네디는 동페리뇽뿐 아니라 럼주 칵테일 다이키리를 즐겼고, 진토닉을 마시며 핵문제를 논의했다. 케네디가 즐겨 마신 맥주는 미국 국내산이 아닌 하이네켄 맥주였다.
이번 맥주 회동 전 백악관 맥주가 화제가 됐던 것은 미국 금주법을 폐지해 맥주에 합법적인 지위를 부여한 1933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때이다. 4월 7일 밤 12시 금주법이 폐지되자 마자 맥주 두 상자를 실은 아브너-두루리 양조회사의 트럭이 루스벨트 대통령, 첫 번째 진짜 맥주는 당신의 것입니다.라는 깃발을 걸고 백악관으로 향했다. 당시 루스벨트 대통령은 백악관 출입기자단의 갈증을 풀어주기 위해 이 맥주를 풀었다. 1930년대 대통령을 지낸 루스벨트는 매년 백악관 1층과 정원을 공개해 백악관 기자단을 위한 맥주통 파티를 열었다.
이에 비해 테오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은 맥주를 마시지 않은 금주파였고,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우드로 윌슨 대통령은 금주법에 서명해 맥주 애호가에겐 악당 같은 존재였다. 당시 군대에 필요한 식량을 확보하고, 독일에 대한 적대감 속에 독일계 양조장 사업가들에 대한 반감을 감안한 조치였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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