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 ‘아씨’, ‘초립동이’, ‘해오름’.
일주일에 적어도 한 번 이상 장을 보는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먹거리 상표들이다. 곡물류, 면류, 양념류부터 캔류, 음료류, 나물류, 건어물, 생선에 이르기까지 마트 내 대부분의 식품들이 이들 브랜드로 출시·판매되고 있어 미주 한인들에게는 한국의 롯데, 해태, 삼양 등 주요 브랜드만큼이나 인지도가 높은 편이다.

이들 브랜드는 모두 미주 한인 식품업체들이 자체 개발·유통시키는 것으로 PB(Private Brand·자체 브랜드)라 부른다.PB란 하나의 소매점(대부분은 소매 체인점)이 상품을 해당 소매점만의 브랜드가 부착된 OEM(주문자상표방식 생산) 형태로 공급받아 판매하는 상품군을 의미한다.뉴욕·뉴저지 일원 한인마트에서 유통되는 PB 상품들에 대해 알아본다.

■식품사별 PB
뉴욕·뉴저지 일대를 중심으로 한인마트나 식당가에 PB를 유통시키는 대표적인 한인 식품업체는 3군데라 할 수 있다.아씨플라자의 모기업 리브러더스는 아씨, 이씨네, 한국미, 가부토, 하나, 펭귄 등 11개 PB를 갖고 있다. 이들 상품들은 미 전역 아씨플라자와 롯데플라자를 포함 1,200여개 소매점에 판매된다.
H마트를 주요 납품업체로 하는 서울트레이딩의 PB는 ‘그린햇’, ‘초립동이’, ‘폴라버드’, ‘프레모’ 등이 있다.

H마트의 경우 서울트레이딩의 브랜드 외에도 ‘해오름’, ‘토박이’, ‘진가’, ‘오성’ 등 4개의 브랜드를 자체 개발, 판매하고 있다.
한미식품이라 알려진 삼진글로벌넷의 대표 브랜드는 ‘왕’, ‘수라상’, ‘수키나’, ‘국시랑’, ‘찬바다’, ‘만두랑’ 등 9개 정도 있다.
삼진글로벌넷의 상품은 한인마트로는 한양마트와 H마트에 공급된다.

■PB 상품의 특징
식품업체들에 있어 PB는 회사 이미지이자 기업 신뢰도와 연결된다.
서울트레이딩은 최근 PB브랜드 ‘초립동’을 ‘초립동이’로 바꾸고 지난달 H마트 리지필드점에서 브랜드 홍보행사를 전개했다.서울트레이딩 이현우 비서실장은 “식품 도매업체로서의 전문성 강화와 PB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브랜드명을 바꿨다”며 “‘처음처럼’, ‘딤채’, ‘참이슬’ 등을 개발한 한국의 유명 브랜딩·마케팅회사에 의뢰해 초립동이를 탄생시켰다”고 말했다.

PB 상품은 회사 이름을 걸고 유통되고 있는 만큼 상품의 질이나 맛이 일반 한국 대기업 브랜드 상품에 뒤지지 않는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견해이다. 리브러더스 서공렬 경영관리 실장은 “‘아씨’를 론칭한 지 20년이 넘어 이민 역사가 오래된 한인들은 한국 대기업 브랜드보다도 아씨를 선호한다”며 “그로서리 부문만 놓고 볼 때 리브러더스 매출액의 60-70%를 PB 상품이 차지할 정도여서 상품의 맛과 질에 많이 신경쓴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PB 상품은 미국이나 한국계 대기업 브랜드 상품에 비해 가격이 낮다. 이에 대해 서 실장은 “상품 유통망이 일반 브랜드에 비해 간소하기 때문에 상품 단가가 그만큼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정보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