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의 빈소가 영결식을 사흘 앞둔 20일 국회에 마련됐다.
고인은 이날 오후 1시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이희호 여사 등 유족과 측근, 김한중 연세대 총장, 정남식 주치의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입관식을 가졌다.
이 여사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마지막 편지를 자신의 자서전인 `동행’의 표지 뒷면에 적어와 비서관에게 대신 읽게 했다. 이 여사는 김 전 대통령이 즐겨 읽던 성경책과 작별편지가 적힌 자서전, 자신이 쓰던 손수건, 직접 뜨개질한 배 덮개 등 ‘마지막 선물’을 관속에 넣어주었다.
미사가 끝난 뒤 유족들은 고인의 시신 위에 돌아가며 성수를 뿌렸고, 다른 참석자들도 차례로 관 옆에서 김 전 대통령의 얼굴을 마지막으로 지켜본 뒤 입관식은 마무리됐다.
김 전 대통령의 운구행렬이 병원을 나서 국회를 향하자 수많은 시민들이 병원주변과 길거리로 나와 운구차를 지켜보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일부 시민들은 큰소리로 김 전대통령 이름을 부르며 울부짖기도 했다.
김 전대통령의 시신은 국회의사당 정문 10m 앞의 천막 안에 설치된 냉장용 유리관에 안치됐다.
국회 본청 앞에 마련된 빈소에는 유가족이 먼저 분향했고 국회의장단, 상임위원장단, 원내교섭단체 대표 등이 뒤를 이었다. 일반 시민들도 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조문행렬은 밤늦도록 이어졌다.
전국 곳곳에 마련된 김 전대통령의 분향소에는 차분한 분위기 속에 시민의 발길이 이어졌다. 누리꾼들은 포털사이트에 30만개가 넘는 추모 댓글을 올렸다.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분향소에는 이날 오전 세차게 비가 내리는데도 조문 행렬이 계속돼 오후 11시(한국시간) 분향객이 2만3000여 명에 달했다.
해외 각 지역에 마련된 분향소에도 해외동포들과 해당국가의 관계자, 김 전대통령과 평소 알고 지내던 국제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지고 있다. 애틀랜타 한인회관 분향소에는 김 전대통령과35년동안 절친한 친구로 지내던 레이니 전 주한미국대사 부부가 20일 오전 찾아와 분향 헌화를 했다. 일반 단체, 시민들의 추모도 하루종일 이어졌다.
북한은 김기남 노동당 비서와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포함된 6명의 조문단을 21일 서울로 파견해 1박2일간 머물며 김 전대통령에 대한 조의를 표한다.
정부는 이날 고인의 국장을 주관하는 장의위원회를 2371명으로 구성했다고 밝혔다. 사상 최대 규모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민장 때는 1383명이었다. 장의위원장은 한승수 국무총리가 단독으로 맡았다. 부위원장은 국회 부의장 2명, 선임 대법관, 수석 헌법재판관, 감사원장, 전남도지사 등 6명이다.
장의위원회 고문은 김영삼 전 대통령을 비롯해 전직 대통령,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전·현직 3부 요인 및 헌법재판소장, 주요 정당대표, 광복회장, 종교계 대표, 친지 대표, 유가족 추천 인사 등 68명으로 이뤄졌다.
오는 23일 영결식은 국회 본청으로 오르는 계단 하단부에 별도의 단을 조성해 치르기로 했다. 공식 분향소는 24시간 개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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