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경기일수록 중심지 선호
▶ 한정된 공간비해 수요 너무 높아
32가에서 15년 넘게 공간을 렌트하며 사업체를 운영해 온 K씨는 리스 갱신을 앞두고 얼마 전 건물주로부터 렌트를 3배까지 올린다는 얘기를 듣고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현재 5,000달러대인 렌트가 1만5,000달러까지 오르는 상황에서 오랫동안 영업하며 손님들의 인지도를 쌓아 온 현 장소를 포기하고 다른 위치를 알아본다는 데 엄두가 나지 않아서이다. 렌트 네고는 어림도 없었다.올해 맨하탄 대부분 지역의 상가 렌트가 지난해 대비 하락했음에도 불구, 32가 한인타운은 오
히려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한인타운 상가 렌트가 꺾일 줄 모르는 것은 한정된 공간에 대한 수요가 높은데다, 아무리 렌트가 저렴해도 불경기에는 상권 외곽지보다는 중심지를 선호하는 심리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뉴욕곰탕하우스 김유봉 사장은 “사업하는 사람들에 있어 한인타운은 예나 지금이나 장소가 없어서 못 들어왔지 상가 공간이 남아도는 지역이 아니다”라며 건물주 입장에서 요즘처럼 경기가 어려워 렌트를 제때 못내는 테넌트들에게 렌트 상환기간을 유보할지언정 렌트를 깎는 일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뉴욕부동산 박수길 대표도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한인타운 내 상가 공간은 한 군데 뿐인데 이처럼 이곳은 항상 자리나기가 쉽지 않은 곳”이라며 “부동산시장이 절정기였던 2006~2007년 이래 경기불황으로 맨하탄 타 지역은 상가 렌트가 떨어졌지만 32가는 오히려 꾸준히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32가 상가 렌트 인상의 또 다른 이유로 공급 대비 수요 과열 상황에 맞물리는 일종의 건물주의 횡포라는 지적도 있다. 부동산회사 피터오그룹의 피터 오 대표는 “한인타운 내 건물주 중 한인은 10여명 정도, 나머지는 외국인”이라며 “한인중심의 상권인 이곳에 외국인 테넌트가 들어올 리 없고, 한인 사업
주들이 한인상대로 제대로 비즈니스하기 위해 32가에 꼭 들어가야 한다는 심리가 있음을 건물주들이 너무 잘 알고 있어 천정부지로 오르는 렌트에 한인들의 허리가 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고 말했다.
부동산 관계자들에 따르면 32가의 상가 렌트 시세는 1층의 경우 스퀘어피트 당 평균 150~200달러(1년 기준) 수준이며, 10년 리스를 전제로 리스 갱신 시 렌트 인상률은 최소 100% 이상이 기본이다. 또 신규 테넌트 교체 속도도 맨하탄 타 지역에 비해 빠른 편이다. 이에 대해 박영서 브로커는 “32가 한인타운 상가 공간은 여전히 희귀하다”며 “경기침체로 맨하탄 타 지역의 상가렌트가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렌트가 오히려 오르는 한인타운은 특수 마켓”이라고 말했다.
한편 부동산중개회사 CB 리차드엘리스가 올초부터 6개월간 맨하탄 상가 렌트시장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맨하탄 샤핑 밀집지인 매디슨애비뉴 57~72가 일대 렌트는 평균 30% 하락했으며, 5애비뉴 42~49가는 평균 20% 하락했다.
<정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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