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2일 LA를 포함한 미국 내 몇몇 도시에서 크고 작은 선거가 치러진다. 미국의 선거가 화요일에 치러지는 제도는 대부분의 유권자가 농촌에 거주하던 역사와도 연관이 있다. 19세기 농촌에 거주했던 유권자들은 투표를 하기위해 수십 마일씩 여행을 해야만 했다.
투표장을 오가며 선거를 마치고 나면 3일이 소요되는 경우도 많았다. 월요일에 선거를 치르면 안식일인 일요일에 ‘선거 여행’을 떠나야 하기 때문에 투표일에서 월요일은 제외됐다. 일요일의 종교 활동을 방해하지 않는 선거일을 찾다보니 화요일이 가장 적당했던 것이다. 수요일은 장이 서는 날이라 제외됐다.
이처럼 장거리 여행을 해서라도 ‘한 표의 권리’를 행사했을 정도로 유권자의 권리와 의무는 신성한 것이지만 한인들의 투표율은 선거 때 마다 30% 정도로 타인종에 비해 낮은 편이다.
지역 선거에 대한 한인들의 관심은 더욱 저조하다. 하지만 지역 선거야말로 한인들이 정치력을 보여줄 수 있고 선거결과를 좌우할 수 있는 기회다. 22일 치러지는 LA시의회 2지구 보궐선거는 한인 유권자들이 당락을 결정할 수 있다. 이 선거에는 10명이 후보로 출마했고 지역구는 밴나이스와 선랜드, 노스할리웃, 셔먼옥스, 스튜디오시티 등 밸리지역 일부가 포함된다.
LA시 자료에 따르면 2지구 전체 유권자는 12만명이고 아시안 유권자는 5,000명이다. 이 가운데 한인 유권자는 1,300명 정도로 추산된다. 전체 유권자가 12만명이지만 이번 선거의 투표율은 7% 정도로 예상되기 때문에 1만명 이하의 유권자가 실제로 투표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인 유권자 1,300명의 70% 정도만 투표에 참여해도 투표 결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산술적 계산이 가능하다. 후보가 10명이기 때문에 표가 갈릴 것으로 예상돼 후보들에게는 한표, 한표가 아쉬운 상황이다.
2지구는 한인 커뮤니티와는 그다지 관련이 없는 지역구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한인 유권자들이 결정권을 쥐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선거에 출마한 일부 후보진영은 한인 등 아시안 유권자의 표심을 잡는 후보가 승리할 것이라는 분석 결과를 내놓고 있다. 작은 지역 선거라도 한인 커뮤니티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인들이 정치력을 결집해 커뮤니티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후보를 지지한다면 각종 지역 선거에서 한인들이 ‘스윙 보터‘(swing voter)로 지역 정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정치인은 기저귀와 같다. 더러워지면 갈아야 한다. 나쁜 정치인이 당선되는 것은 현명한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인 유권자들이 너도나도 투표에 참여해 이번 선거결과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한다.
김연신 /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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