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사들이 추가 수하물 요금을 부과하자 승객들이 대거 기내로 짐을 반입하는 바람에 기내 짐 싣기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사우스 웨스트 항공과 제트 블루를 제외한 대부분의 미 항공사들은 경기침체로 인한 경비절감을 위해 국내선에서 수하물에 대해 약 15달러의 추가 요금을 부과하고 있고, 국제선에도 두번째 가방부터 추가 요금을 부과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승객들은 추가요금을 물지 않기 위해 부피가 큰 수하물도 기내로 반입해 선반위의 짐칸에 쑤셔넣는 광경이 일반화되고 있다.
승객들은 보통 2개 이내의 손짐만 허용되지만 이를 무시하기 일쑤고, 늦게 탑승한 일부 승객의 경우 짐을 실을 공간을 찾지못해 통로에서 승무원들의 협조를 기다리며 서있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특히 항공여객이 많은 추수감사절 등 연휴기간에는 짐 싣기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외투와 점퍼를 많이 입는 겨울철의 경우 선반위 짐칸 차지하기 전쟁은 최악의 상황이 된다.
아메리칸 항공의 승무원인 게일런 데이비드는 22일 `유에스에이(USA)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륙직전에 승객들의 짐을 선반위 짐칸에 싣는 작업이 `생존경쟁을 방불케할 정도’라면서 고역중의 고역이 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워싱턴 D.C.에 본부를 둔 항공승무원 연합회의 코리 콜드웰 대변인은 항공사들이 경기침체로 인해 운항편수를 줄여 기내가 더 혼잡해진 가운데 작년 중반부터 수하물에 대한 추가요금 부과가 시작되면서 핸드 캐리 짐이 급증해 최근 10년새 최악의 광경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짐칸을 먼저 차지하기 위한 경쟁은 탑승수속을 할때부터 줄서기 경쟁을 벌이게 만들 정도가 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1등석 승객과 단골 승객을 먼저 탑승시키는 규칙도 제대로 안지키는 얌체족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 주요 항공사들을 회원사로 하고 있는 항공운송협회의 데이비드 캐스텔비터 대변인은 승객들이 얼마나 많은 짐을 기내로 갖고 들어오는지에 대한 공식 통계는 없지만 핸드 캐리 짐이 급격히 증가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기내 핸드 캐리 짐이 급증하면서 안전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항공기 제조업체인 보잉사의 짐 프로울스 대변인은 기내 선반위 짐칸의 경우 승객 1인당 바퀴달린 가방과 컴퓨터 가방 등 2개의 짐을 싣는 것을 가정해 설계됐다면서 보잉 787 차세대 항공기는 짐칸이 보다 넓게 설계될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승무원연합회의 콜드웰 대변인도 비행중 선반위 짐칸이 열리면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수 있다면서 특히 승무원들이 짐싣는 문제에 관심을 빼앗기면서 다른 안전문제에 대한 관심이 소홀해지는 악영향도 있다고 우려했다.
(애틀랜타=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