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민간 여객기 한대가 지난 21일 무선호출을 무시하고 예정항로를 벗어나 150마일 이상을 비행하는 바람에 공군 전투기가 긴급 출격을 준비하는 상황까지 갔던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유에스에이(USA) 투데이’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를 출발해 미니애폴리스로 향하던 노스웨스트 항공 소속 188편 여객기가 21일 저녁 무선호출에도 응답을 하지 않은채 1시간18분 동안 비행을 한것으로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가 22일 공개한 자료에서 밝혀졌다.
승객 144명과 3명의 승무원 및 2명의 조종사가 탑승한 에어버스 A320 기종의 이 여객기는 이날 콜로라도, 캔사스 및 네브래스카 상공을 지난뒤 무선주파수를 변경하라는 관제사의 요구에 응답을 하지 않고 계속 비행을 하다가 밤9시15분께 미니애폴리스에 안전하게 착륙했다.
물의를 일으킨 항공기의 조종사는 착륙후 경찰조사 과정에서 항공사 정책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이다 항로를 벗어났다고 진술했다.
이 항공기가 응답을 않고 항로를 벗어나 비행을 계속하자 지상 관제당국은 계속 무선 연결을 시도하는 한편, 노스웨스트 항공과 합병한 델타 항공사와도 접촉해 조종사와의 무선연결 방법 등을 문의하기도 했다.
민간 여객기가 무선호출에 응답을 않고 비행을 계속함에 따라 북미 항공우주방위 사령부(NORAD, 노라드)는 비상상황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 4대의 전투기를 발진시켜 공중에서 요격을 하기위해 비상 출격을 하는 방안까지 준비했다.
노라드의 마이클 쿠차렉 대변인은 전투기들이 발진하기전에 문제의 항공기 조종사가 관제탑과 무선이 연결돼 비상상황이 해제됐다고 밝혔다.
미 연방항공청(FAA)의 로라 브라운 대변인은 9.11테러사건 당시 테러범들에 의해 민간 여객기가 납치된 당시와는 달리 이번 노스웨스트항공 소속 여객기는 계속 무선신호를 자동적으로 레이더로 보내 정체를 알 수 있도록 했으며, 이에 따라 지상의 관제사들은 다른 항공기들을 소개시킬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해프닝은 작년 2월13일 고(Go!) 항공 소속 여객기 조종사 두명이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힐로로 가던 중 18분간 잠이 드는 바람에 18분간 관제사의 무전에 응답하지 않은 아찔한 상황과 비슷하다.
NTSB는 최근들어 조종사들이 항공기운항과 관련없는 사소한 부주의로 치명적인 실수를 하는 상황이 발생함에 따라 `지상활주로를 포함해 1만피트 이하의 중요한 비행단계에서는 불필요한 대화나 행동을 하지 않도록’ 한 소위 `조종실 무소음 규칙(Sterile Cockpit Rule)’을 엄격히 준수하라고 경고했다.
NTSB는 이번 사고를 유발한 항공기 조종사에 대해 당분간 항공기 조종을 중지시키고, 이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다.
(애틀랜타=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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